◎감사와 연계도 본격화/감사원/“시,비서관 언행 「압력」 수용”수서택지 특혜공급사건에 대한 특별감사와 수사는 9일에도 숨가쁘게 진행됐다. 감사 나흘째인 감사원과 본격수사 사흘째인 대검 중앙수사부 주변에서는 사건의 중요성 때문인 듯 신중함과 부담감이 엿보였고 검찰의 소환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감사와 수사의 연계도 본격화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감사원은 전례없이 관계자를 불러들여 장시간 조사하고 수시로 중간발표를 하는 새로운 양상을 보여 이 사건에 쏠린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검찰◁
검찰수사는 9일 상오 관련주택조합장 8명과 조합원 3∼4명을 소환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날 주택조합관계자들 외에 한보의 거래은행관계자 3∼4명을 추가소환,참고인조사를 했는데 수사진행에 따라 점차 비중이 큰 관련자들이 계속 소환될 전망이다.
검찰은 조합관계자들을 12층과 15층으로 나눠 철야신문,당초 1백13필지로 알려진 문제의 땅이 1백14필지임을 확인하고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은 조합측에 수사관을 직접 보내 사실여부 조사를 병행했다.
검사들은 하오 9시께부터 30분 간격으로 담당과장실,중수부장실을 오가며 수사진척상황을 보고했는데 택지매입과정 수사를 맡은 김대웅 3과장은 최명부 중수부장실에서 1시간여 동안 단독보고를 해 주목을 끌었다.
조합장들은 이날 문제의 땅을 매입한 경위에 대해 『다른 조합들도 자연녹지인 줄 알면서 사들인 뒤 나중에 우리와 같은 식으로 허가를 받는 게 관례』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입회비 3만원을 비롯,지금까지 1인당 1천만원씩 납부했다고 진술했다』며 『한보측에 따로 비자금을 제공한 흔적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소환조사로 수사가 본궤도에 접어든 이날 상오부터 업무분담 재조정,수사자료 검토,신문사항 작성 등으로 갑자기 기민해진 모습이었다.
또 조사가 진행중인 서소문 대검찰청 15층 조사실과 12층의 중수부 2,3,4과로 통하는 문은 모두 폐쇄되고 곳곳에 배치된 감시요원이 출입을 통제하는 등 청사 전체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수사검사들은 내의와 양말·두꺼운 파카 등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기자들에게 『미리 고기나 보약을 많이 먹어두라』고 충고하는 등 앞으로 본격 철야수사가 계속될 것을 시사했다.
정구영 검찰총장은 이날 상오 이례적으로 청사 9층의 최 부장실에 들러 수사를 독려했다.
▷감사원◁
감사원은 9일 성환옥 사무총장 주재의 실국장회의 후 발표한 내용에서 『1월19일 서울시대책회의의 정황이나 서울시관계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서울시가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의 언행을 압력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인정된다』는 신중한 표현을 사용했다.
감사원관계자들은 『감사원이 검찰처럼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심야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것은 파격적 조치로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한점 의혹없이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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