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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미 지원병제 효율성입증”/봉급많고 교육기회 다양한 인기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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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미 지원병제 효율성입증”/봉급많고 교육기회 다양한 인기직업

입력
1991.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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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도 현역 준한 「특혜받는 자원자」/의지·경험면에서 징병제 압도부시 미 행정부가 걸프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원병제도가 꼽히고 있다.

지원병제도가 과연 성공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데 효과적인가 하는 의문이 전쟁초기에 팽배했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이 제도야말로 현대전에 딱 들어맞는 체제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전쟁발발 20일째를 맞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징병제도를 부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수차례 받고 『절대 하지 않겠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파월 합참의장은 이보다 앞서 가진 한 회견에서 지원병제도는 『우리가 1년 동안 공들여 키운 제도이다. 이 제도가 얼마나 우수하며 성공적인가는 이번 전쟁에서 이미 밝혀졌고 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미국의 징병제도는 지난 73년 닉슨 대통령에 의해 폐지됐다.

이보다 앞서 징병제도 유지의 향방을 결정짓기 위해 조직됐던 게이츠위원회는 70년 2월에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징병제도는 본인의 의사를 전혀 무시한 채 목숨을 걸어야 하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므로 우선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해 큰 충격을 주었었다.

이 보고서는 18∼20세의 청년들이 자신의 앞날을 한 번도 계산해 보지도 못한 채 전장에서 죽어가게 하는 것은 죄악이라고까지 지적했었다.

닉슨은 징병제도를 과감히 폐지한 후 완전히 자신의 의사에 의한 지원병 군대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이 지원병제도의 기본원리는 직업군인 양성에 있었다. 「제복,상당한 봉급,각종 교육기회 제공,수많은 해외여행이 보장된 직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젊은이를 끌어들였다. 장교모집을 위해서는 각 대학에 ROTC,또는 장교원장학금을 제공하면서 상설기구를 설치했다.

월 20달러(1만5천6백원)였던 이등병(E1)월급을 30배나 올렸다.

현 미군 월급체계를 보면 군에 입대하자마자 월 6백97달러20센트를 받고,4개월이 지나면 이등병이 7백53달러90센트를 받게 된다.

쿠웨이트 전역에 출전해 있는 군인들은 1일 1백20달러(9만3천6백원)의 전투수당을 계급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받고 일정한 액수의 기본급에 대한 면세조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제복,주거,식사 등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영내에 거주하기를 원치 않을 경우 또는 결혼 등으로 밖에서 살림을 하게 될 경우 주택비를 보조받는다. 결혼한 경우는 이등병이 주택비로 2백90달러,독신인 경우는 1백62달러를 지급받는다.

식사비도 하루에 6달러90센트씩을 계산해 받게 된다.

이등병으로 입대한 후 2년마다 일정한 시험을 치러 하사·중사·상사로 진급하는데 만일 성공적으로 군생활을 해 사병계급의 최상급인 상사최고봉(E9)에 올라간다면 기본급 2천9백10달러60센트에 주택수당 5백28달러90센트를 받는다.

이들은 일정한 연한을 마친 후 연금해당자가 되면 제대 후 본봉의 80% 이상을 생존기간 내내 지급받는다.

군에서 주어지는 교육기회,여행기회는 엄청나다.

해군·공군의 경우는 엄격히 고졸자 이상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만 육군·해병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자와 동등한 실력을 가진 자」로 규정,가끔 고등학교졸업장을 못 가진 젊은이들도 들어오는데 이들은 야간학교제도를 통해 대부분 고교졸업장을 받게 될 뿐 아니라 군에서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각 대학분교에 입학해 당당하게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경우도 많다.

미 정부는 이러한 직업군인제를 도입하면서 예비역제를 크게 활성화,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왔다. 일등병이 7백달러나 받는 군대를 2백만명 이상 유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상시에 동원할 수 있는 예비병력을 역시 현역에 준하는 특혜를 제공하면서 키워왔던 것이다.

예비역으로는 육군,공군,해군,해병대,해안경비대,주방위군 등이 있다.

육군,공군,해군,해병대 예비역(Reserves)은 국방부 소속이며 해안경비대 예비역은 교통부 소속,그리고 주방위군은 주지사가 관장하는 병력이지만 유사시에 동원되는 순서,봉급체계,훈련기준 등은 비슷하다.

이들은 연 2주간 현역에 소집돼 본인계급에 준하는 월급,군시설,군매점 등을 이용하며 평시에는 월 1회 주말 훈련에 참가한다.

물론 현역처럼 계급도 올라가고 계급정년도 있다.

예비역의 봉급은 2주간의 현역복무기간 외에는 이등병(E1)이 월 25달러13센터,상사(E9)가 97달러2센트이고,소위가 60달러55센트,대장이 2백82달러86센트이다.

그러나 이들은 계급정년이 현역보다 훨씬 길 뿐 아니라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군대생활을 하는 정신적 쇄신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성취감 때문에 상당한 매력을 갖고 예비역생활을 누리고 있다.

현재 미 전국의 예비역수는 약 1백60만명.

지난 7일 현재 사우디 파견 미군수는 총 50만5천2백28명으로 이 가운데 미 전국예비역의 15%인 21만4천9백79명이 현역으로 소집돼 참전하고 있다.

현역이건 동원 예비역이건 이들은 지원병일 뿐 아니라 대부분 10년 이상의 전투훈련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히 전자전,기술전에는 막강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사막의 폭풍」에 참가하고 있는 군인가족이 있는 동네는 모든 주민이 이들을 위로하고 노란리본을 동네 곳곳에 달면서 이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애국심이 번지고 있다.

군인가족들은 대통령연설에 초대되고 TV인터뷰에 나가며 교회예배에서 가장 먼저 하나님의 가호를 비는 성직자의 기도를 듣는다.

워싱턴 근교의 포트 마이어기지에는 큰 모병소가 하나 있는데 너무 많은 현역지원자,현역동원요청예비역,예비역지원자가 몰려 들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 국방부 R·스톤 대령은 쿠웨이트에 지상전이 전개돼 미군이 공화국수비대를 섬멸해 버린다면 이 지원병제도는 더욱 빛나는 군제도의 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일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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