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론 강조 불끄기 안간힘/여/뒤늦은 정공 속 “결백” 되풀이/야/이태섭·김동주·이원배의원등 “배후 몰랐다” 발뺌 일관○…정치권은 수서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의 초점이 뇌물수수에 모아지고 몇몇 의원들이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팽팽히 긴장된 분위기가 역연.
정당차원은 물론 소환대상 의원들도 한결같이 무관과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갈수록 정치권에 쏠리고 있는 의혹의 시선에 부담과 불안을 함께 느끼고 있는 게 사실.
게다가 국회 회기마저 끝나 버려 일부 의원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곧바로 신병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긴장의 도는 배가.
○…민자당은 9일 수서문제에 대한 여권수습책이 확인·발표된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정례회동을 고비로 들끓던 분위기가 표면상으로는 다소 가라앉았으나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
민자당 지도부는 특히 비판여론이 진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는데 김 대표들은 이날 상오의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도 조기진화를 기대하는 「자성론」을 유난히 강조.
그러나 일반의원들은 검찰의 관련의원 소환방침이 굳어지자 나름대로 대상의원을 추측하면서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튈까 다소 불안해하는 모습.
의원들의 관심은 청와대관련설의 사실여부에 집중되고 있으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공개적인 언급은 극력 회피하려는 인상.
평민당은 국조권발동 요구와 당차원의 자체진상조사단 활동 등 뒤늦은 정면공세를 취하면서도 수사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평민당은 아무리 무관함을 강조해도 외부의 시선이 의혹 쪽에 모아지고 있는 데 대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
김대중 총재는 이날 아침 김영배 총무와 행정위에서 수서 로비의혹을 강도 높게 추궁했던 양성우 의원 등을 동교동 자택으로 불러 수서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는데 양 의원은 행정위 추궁 이후 출처를 알 수 없는 여러 협박에 시달리다 못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논 상태.
○…1차로 소환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민원 및 청원소개인 이태섭 의원과 오용운 건설위원장 및 국회건설위의 청원심사소위 의원 등은 한결같이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초조함이나 어수선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들에게 쏠리는 관심은 우선 청원처리 과정의 정확한 진상. 그리고 결국은 로비자금 수수여부가 초점이 되리라는 게 확실시. 청원을 건설위에 소개,제일 먼저 시선을 받게 된 이태섭 의원(민자)은 『지역구 의원으로서 지역내의 대형민원을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라는 입장을 고수.
그러나 건설위 주변에서 이 의원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의구심은 이 의원이 이 같은 지역민원 뒤에 한보그룹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사실을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었는지,또는 이 의원과 한보와의 직접연루 여부.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보가 조합주택 건설을 맡은 건축업자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의혹이 있는지는 파문이 터진 뒤에야 알았다』고 해명.
건설위의 압력여부 의혹이 서울시에 보낸 국회사무총장 명의의 청원심사 결과 통보공문 때문이라는 점에서 오용운 건설위원장의 해명내용도 궁금한 대목 중 하나.
오 위원장은 『서울시측이 청원을 다루었던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사결과를 참고하라고 보냈다』며 이 공문의 편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공문의 주체가 의장이든 사무총장이든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 다소 궁색한 해명.
국회주변에서는 건설위가 편법적인 공문을 서울시에 보내게 된 것은 서울시가 택지공급허가결정의 근거자료 확보를 위해 건설위에 강력히 요청한 결과라는 관측이 대체적인 데 반해 정작 오 위원장은 『서울시로부터 요청을 받은 일은 없으며,내가 공문을 보낼 필요성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고 강조해 눈길.
건설위의 평민당 간사로 평민당과 한보의 매개인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는 이원배 의원은 청원심사 때 『법적하자가 없다』,『여야도 같은 의견』,『결정 이후까지 걱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등의 설득을 가장 적극적으로 폈다는 게 건설위 관계자들의 얘기.
이 의원은 평민당이 김대중 총재 명의의 공문을 서울시에 보낼 당시 『당무회의 이름으로 보내자』고까지 주장했으나 『민원을 당론화하겠다는 것이냐』는 일부의원들의 제동을 받기도 했다는 후문인 데,이 의원은 『한보측이 일이 완벽하게 매듭되면 사후사례비를 줄 수도 있겠지만,민자당은 몰라도 평민당은 로비의혹을 받을 것이 없다』고 거듭 주장.
민자당 소속으로 민주계라서 눈길을 끌고 있는 김동주 의원은 『서울시·건설부가 문제가 없다고 했기에 응하게 된 것』이라며 『로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단언했으나 다소 상기된 표정.
김 의원은 『김영삼 대표에게 해명하지도 않았고,김 대표가 부른 적도 없다』고 말해 김 대표에게 「누」가 돌아갈까에 신경쓰는 인상.
송현섭 의원(평민)은 『정말이지 수서문제가 이렇게 커질 줄은 이번에야 알았다』고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깨닫는 자세를 보이면서 『검찰이 소환한다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큰소리.<조재용 기자>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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