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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지상전의 임박(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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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지상전의 임박(사설)

입력
1991.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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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4주를 맞는 걸프전은 지상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치러야 할 희생 때문에 지상전 찬반양론을 벌였던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은 지상전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지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의 외교적 타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이란의 중재안에 대해 기회를 주었으나 후세인의 거부로 이란의 노력도 도로로 끝났다. 후세인은 마지막으로 생각되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그는 굴욕적인 철수보다는 필사항전의 순교자 길을 선택한 것 같다. 걸프전은 이제 끝내기에 들어갔다. 남은 것은 미군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측의 D데이 H아워(공격개시일시)만 남겨놓고 있다. 연합군의 공격시기는 2월 중·하순이 적기로 추측되고 있다. 3월이면 사막의 열기가 상승하기 시작하고 또한 회교도가 금식하는 라마단이 시작되며 4월이면 전세계 회교도들의 연례적인 성지순례가 시작된다. 단기전을 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3월 이전에 지상전을 벌여야 한다. 미테랑 불 대통령은 『지상전은 며칠 이내에 아무튼 2월중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고,피터·드라빌리어 주걸프 영국 군사령관은 『궁중전에서 지상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이라크군에 대한 폭격이 극적으로 증가될 것이다』고 했다.

미 등 연합군의 구체적인 공격일시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현장에 급파된 딕·체니 국방장관과 콜린·파월 합참의장의 귀국 후 결정될 것이다. 걸프전의 개전도 이들의 현지 시찰 후 2∼3일 뒤에 이루어졌다. 노먼·슈와르츠코프 미군 사령관은 『이라크군의 방어선이 나긋나긋해질 때까지 폭격을 계속할 것이며 「후세인의 전쟁」이 아닌 「우리의 전쟁」을 하겠다』고 했다. 이번 지상전이 2차대전중인 42년 10월 이집트 서부 엘알라메인에서 벌어졌던 영·독의 역사적인 탱크전 이후 최대의 사막전이 될 것은 확실하다. 이 전쟁에서 연합군의 궁극적인 승리는 분명하지만 문제는 얼마만한 인명피해의 대가를 지불하느냐다. 후세인이 외교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군사적으로 열세이면서도 이번 사태를 피의 대결로까지 끌어가고 있는 것은 미국에 감내하기 어려운 인명피해를 주자는 것이다.

체니 국방과 파월 합참의장의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시찰 직전에 열렸던 미 상·하원의 군사위 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은 출혈의 과다를 자초할지 모르는 졸속한 지상전을 경고했고 이 두 최고실무책임자들은 그 점을 『숙지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군과 이라크군 양쪽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력은 가공하다. 지상병력 약 1백만,전차 5천5백여 대,야포 8천여 문 등 상상을 뛰어넘는 병력이요 화력이다. 연합군이 제공권,제해권을 장악하고 있고 화력,병참,지휘체계 등에서 뚜렷한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라크군의 지상전투력은 여전히 가공하다고 미 국방성은 분석하고 있다. 격렬하고 참혹이 예상되는 미·이라크 지상전의 또 하나의 변수는 이라크 대통령 사담·후세인이 화학무기를 사용할지 모른다는 것.

미국은 벌써 걸프전 이후의 중동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전후 중동을 미국 사나리오대로 연출하자면 먼저 지상전의 희생을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선으로 축소해야 한다. 누구도 답변할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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