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서 당연히 할일 안해 비화/등촌·장지동등 녹지 14만평 소유/장 비서관,강 사장과 잘 아는 사이”정태수 한보그룹 회장(68)은 『한보는 수서지구택지 특혜공급과 관련,정부기관이나 정치권에 어떠한 로비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고 『나 스스로 이 사건이 왜 이렇게 비화됐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 회장은 7일 상오 기자와 만나 『언론에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고 있는 것이 답답할 뿐』이라며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한만큼 곧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애써 태연한 자세를 보였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수서지구의 택지분양을 위해 한보가 각계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비등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항간에 수서지구 주택조합사업으로 한보가 1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챙긴다느니 말이 많은데 택지 특별분양이 이뤄질 경우 한보는 건설수주로 2백억원의 이익이 생기는 정도다. 한보가 별이익도 없는 사업에 발벗고 나서 로비를 하겠는가.
그렇다면 왜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보는가.
▲이번 사건은 서울시가 당연히 해주어야 할 것을 안 해줘 주택조합에서 청와대·정계·건설부 등에 진정을 하면서 벌어진 것이다. 한보로서는 적법하게 일을 처리했는데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게 됐다.
임원 명의로 땅을 매입한 이유는.
▲회사나 주택조합의 명의로 사면 땅값이 오르기 때문에 임원명의로 샀다. 이 때문에 84억원의 증여세까지 물었다. 땅값 오르는 것보다 세금을 내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이 방법을 택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집을 지을 수 없는 수서지구 녹지를 대량으로 사들인 것은 사전에 택지개발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 아닌가.
▲88년초 수서·일원동 일대가 토지구획정리사업 추가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신문보도가 있어서 택지지구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땅을 사들인 것이다.
한보는 수서지구 이외에도 많은 자연녹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업이 이득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보는 택지로 개발될 것을 예상해 서울 등촌동에 2만여 평,장지동에 4만여 평,양재동에 1만여 평,수원 입구에 7만여 평 등 14만여 평의 자연녹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도 곧 택지로 개발될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 89년 3월 이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땅을 계속 매입하고 주택조합을 모집한 이유는.
▲주택조합은 우리가 모집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스스로 결성한 것이다. 한보는 단지 조합의 요구에 따라 2백50여 억 원에 땅을 사서 거의 원가수준인 3백36억원에 조합측에 팔았을 뿐이다.
택지 특혜공급이 안 될 경우 한보가 수서 인근지역을 구입해 주택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특혜공급이 백지화되면 조합측과의 계약만 취소하면 된다.
만일 조합주택의 건설이 불가능해질 경우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서울시에서 받는 보상금이 많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불입액의 2배를 보상해주어도 회사는 큰 손해를 볼 것이 없다.
청와대 장병조 문화체육담당비서관이 이번 사건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장 비서관과는 어떤 사이인가.
▲장 비서관이 올림픽 기획단에 근무할 때 내가 하키협회장을 맡아 사무적으로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강병수 사장(한보주택)과는 잘 아는 사이다.
이번 사건으로 아산 철강단지건설사업 등이 차질을 빚지 않겠는가.
▲자금사정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방민준 기자>방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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