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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권에 로비한적 없다”/정태수 한보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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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권에 로비한적 없다”/정태수 한보회장 인터뷰

입력
1991.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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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 당연히 할일 안해 비화/등촌·장지동등 녹지 14만평 소유/장 비서관,강 사장과 잘 아는 사이”정태수 한보그룹 회장(68)은 『한보는 수서지구택지 특혜공급과 관련,정부기관이나 정치권에 어떠한 로비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고 『나 스스로 이 사건이 왜 이렇게 비화됐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 회장은 7일 상오 기자와 만나 『언론에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고 있는 것이 답답할 뿐』이라며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한만큼 곧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애써 태연한 자세를 보였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수서지구의 택지분양을 위해 한보가 각계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비등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항간에 수서지구 주택조합사업으로 한보가 1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챙긴다느니 말이 많은데 택지 특별분양이 이뤄질 경우 한보는 건설수주로 2백억원의 이익이 생기는 정도다. 한보가 별이익도 없는 사업에 발벗고 나서 로비를 하겠는가.

­그렇다면 왜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보는가.

▲이번 사건은 서울시가 당연히 해주어야 할 것을 안 해줘 주택조합에서 청와대·정계·건설부 등에 진정을 하면서 벌어진 것이다. 한보로서는 적법하게 일을 처리했는데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게 됐다.

­임원 명의로 땅을 매입한 이유는.

▲회사나 주택조합의 명의로 사면 땅값이 오르기 때문에 임원명의로 샀다. 이 때문에 84억원의 증여세까지 물었다. 땅값 오르는 것보다 세금을 내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이 방법을 택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집을 지을 수 없는 수서지구 녹지를 대량으로 사들인 것은 사전에 택지개발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 아닌가.

▲88년초 수서·일원동 일대가 토지구획정리사업 추가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신문보도가 있어서 택지지구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땅을 사들인 것이다.

­한보는 수서지구 이외에도 많은 자연녹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업이 이득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보는 택지로 개발될 것을 예상해 서울 등촌동에 2만여 평,장지동에 4만여 평,양재동에 1만여 평,수원 입구에 7만여 평 등 14만여 평의 자연녹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도 곧 택지로 개발될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 89년 3월 이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땅을 계속 매입하고 주택조합을 모집한 이유는.

▲주택조합은 우리가 모집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스스로 결성한 것이다. 한보는 단지 조합의 요구에 따라 2백50여 억 원에 땅을 사서 거의 원가수준인 3백36억원에 조합측에 팔았을 뿐이다.

­택지 특혜공급이 안 될 경우 한보가 수서 인근지역을 구입해 주택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특혜공급이 백지화되면 조합측과의 계약만 취소하면 된다.

­만일 조합주택의 건설이 불가능해질 경우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서울시에서 받는 보상금이 많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불입액의 2배를 보상해주어도 회사는 큰 손해를 볼 것이 없다.

­청와대 장병조 문화체육담당비서관이 이번 사건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장 비서관과는 어떤 사이인가.

▲장 비서관이 올림픽 기획단에 근무할 때 내가 하키협회장을 맡아 사무적으로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강병수 사장(한보주택)과는 잘 아는 사이다.

­이번 사건으로 아산 철강단지건설사업 등이 차질을 빚지 않겠는가.

▲자금사정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방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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