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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아닌 민원처리 대신 해준 것”/장병조비서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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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아닌 민원처리 대신 해준 것”/장병조비서관 인터뷰

입력
199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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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정 회장 부탁받은 일 없다”「수서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져가자 청와대 연루설의 장본인격이 된 장병조 청와대문화체육비서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 비서관은 사안의 중대함을 실감하고 있는 듯 침통한 표정이었다.

­지금의 심정은

『이렇게 여론에 큰 의혹의 장본인으로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죽고 싶은 심정이다. 경위야 어떠하든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관으로서 큰 누를 끼치게 돼 면목이 없고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수서택지 민원처리업무는 소관사항이 아닌데 왜 맡았는지.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수석비서관의 업무지시에 따라 이 민원을 맡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당시 내무행정비서관은 연두순시 준비업무로 몹시 바빴고 따라서 비교적 업무가 한가했던 나에게 그 민원업무가 배당된 것이다. 항간에서는 한보의 정태수 회장과 절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내가 자청해서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정 회장과는 그 전부터 잘 아는 사이이지만 그런 부탁을 받은 적은 없다』

­언론은 장 비서관이 단순한 민원처리를 한 게 아니라 서울시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호통을 치는 등 구체적인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결코 압력을 넣은 사실은 없다. 민원처리를 대신 해주었을 뿐이다. 민원처리 진행과 관련,서울시관계자가 두 차례 청와대에 들른 적은 있다. 지난해 10월15일 민원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서울시 당국의 결론이 내려졌다는 통고를 받은 뒤 일이 끝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왜 특별공급을 최종확정한 지난달 19일의 서울시 회의에 참석했는지.

『서울시 쪽에서 민원처리과정을 설명해 달라고 해서 참석했다. 별 생각없이 그 자리에 나가보고 회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회의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나는 그저 회의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박 시장이 내 의견을 물어보았고 민원을 맡았던 입장에서 국회 건설위가 청원을 통과시켰고 건설부도 적법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많은 민원인들의 처지를 생각해서 법 테두리내에서 민원인들의 입장을 수용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했다. 또한 회의 석상에서 서울시의 모 국장을 질책했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직속상관도 있고 서울시장도 있는데 그런 일이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는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사실여부는 차치하고라도 물의를 일으키고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막상 사표를 내려 해도 내가 압력을 넣었다는 오해와 추측이 사실로 굳어지고 결국 청와대에 큰 부담을 주게 될까봐 여러 가지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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