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정 회장 부탁받은 일 없다”「수서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져가자 청와대 연루설의 장본인격이 된 장병조 청와대문화체육비서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 비서관은 사안의 중대함을 실감하고 있는 듯 침통한 표정이었다.
지금의 심정은
『이렇게 여론에 큰 의혹의 장본인으로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죽고 싶은 심정이다. 경위야 어떠하든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관으로서 큰 누를 끼치게 돼 면목이 없고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수서택지 민원처리업무는 소관사항이 아닌데 왜 맡았는지.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수석비서관의 업무지시에 따라 이 민원을 맡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당시 내무행정비서관은 연두순시 준비업무로 몹시 바빴고 따라서 비교적 업무가 한가했던 나에게 그 민원업무가 배당된 것이다. 항간에서는 한보의 정태수 회장과 절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내가 자청해서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정 회장과는 그 전부터 잘 아는 사이이지만 그런 부탁을 받은 적은 없다』
언론은 장 비서관이 단순한 민원처리를 한 게 아니라 서울시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호통을 치는 등 구체적인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결코 압력을 넣은 사실은 없다. 민원처리를 대신 해주었을 뿐이다. 민원처리 진행과 관련,서울시관계자가 두 차례 청와대에 들른 적은 있다. 지난해 10월15일 민원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서울시 당국의 결론이 내려졌다는 통고를 받은 뒤 일이 끝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왜 특별공급을 최종확정한 지난달 19일의 서울시 회의에 참석했는지.
『서울시 쪽에서 민원처리과정을 설명해 달라고 해서 참석했다. 별 생각없이 그 자리에 나가보고 회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회의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나는 그저 회의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박 시장이 내 의견을 물어보았고 민원을 맡았던 입장에서 국회 건설위가 청원을 통과시켰고 건설부도 적법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많은 민원인들의 처지를 생각해서 법 테두리내에서 민원인들의 입장을 수용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했다. 또한 회의 석상에서 서울시의 모 국장을 질책했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직속상관도 있고 서울시장도 있는데 그런 일이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는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사실여부는 차치하고라도 물의를 일으키고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막상 사표를 내려 해도 내가 압력을 넣었다는 오해와 추측이 사실로 굳어지고 결국 청와대에 큰 부담을 주게 될까봐 여러 가지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이종구 기자>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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