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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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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이상희 건설부 장관님! 정말 왜 이러세요. 수서지구의 3만5천5백평을 26개의 특정주택조합에 수의계약 분양한 것이 「적법」하다니요. 진심으로 한 말씀이세요. 26만여 명의 주택청약무주택예금 가입자보다도 26개 주택조합원 3천3백60명에게 「주택마련 우선권」을 주는 것이 「옳다」고 한 소신은 정말로 사심없이 하신 말씀입니까. ◆지난 1일 국회 건설위에서 하신 말씀이니 그게 모두 거짓말은 아니실테지요. 뒤늦게 TV녹화를 통해 중계방영된 이 장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지평선자는 스스로 귀를 의심하기까지 했답니다. 이 장관님이 누구십니까. 분당·일산 신도시개발 착수 때 그 어려운 토지수용과 보상문제를 타결하신 토개공 사장이 아니셨습니까. 그 어려운 일을 무난하게 해낼 수 있게 해준 법이 바로 택촉법시행령 아닙니까. ◆이 장관님이 그날 상임위에서 상기된 표정까지 지으며 분명한 어조로 「적법하다」고 제시한 관계조항들은 「귀걸이 코걸이식 유권해석」이 가능한 게 아닙니다. 법에는 비전문가인 지평선자이지만 택촉법시행령을 밤 새워 읽어봐도 특정주택조합에게 공영개발로 조성된 토지를 수의계약 분양해줄 수 있는 해당 법적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지평선자의 무식 때문일까요. 아니면 이 장관님의 자의적인 유권해석 때문일까요. ◆법을 다루는 국회의원님들은 어째서 이 장관의 자의적인 유권적 해석에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습니까. 그래서 「가재는 게편」이라는 의혹까지 낳고 있는 겁니다. 이상희 장관님! 26만명의 무주택청약예금 가입자에 우선해서 3천3백60명의 특정주택조합원들의 주택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은 어디에 근거한 것입니까. ◆이 장관님! 그 특정주택조합원들이 경제기획원·은행·일부 하위경찰관과 군인 등 공직자들이 주축이었기 때문에 그렇습니까. 26개 주택조합들이 한보에서 땅을 매입한 경위와 조합구성 경위를 조금이라도 알아 보고 하신 말씀입니까. 내부부 관리직 공무원 때는 그처럼 합리적이었던 이 장관님이 어떻게 변해도 그렇게 변할 수 있습니까. 장관이란 자리에 앉으면 총명도 흐려지고 사리분별이 잘 안 되는 겁니까. 이런 질문에 답할 게 있으면 공개성명이라도 해보세요. 그렇지 못 하면 자리를 떠나 옛날의 이상희씨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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