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합과 사전담합 소지/땅 구입자금 출처는 어딘가/세금포탈·특혜금융도 의혹”수서지구 택지 특혜공급이 한보그룹의 정·관에 대한 지능적인 로비의 결과라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면서 한보그룹을 중심으로 한 부정과 비리의 흐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6일의 국회 재무위에서는 이 같은 한보의 부동산거래행위,특히 이번 수서지구 택지 공급과 관련한 주택조합측과의 사전담합·모의 여부가 집중 추궁됐다.
의원들은 특히 금융 특혜부분에서는 한보의 여수신상황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의하면 한보는 수서땅을 담보로 조흥,서울신탁,강원은행 등 3개 은행에서 모두 1천1백45억원에 이르는 근저당권을 설정,사실상 자기자본을 모두 회수한 뒤 수서땅을 되팔았다는 것.
첫 질의에 나선 노흥준 의원(평민)은 『한보가 수서지구 택지를 거래하면서 이용한 「제소전 화해」 방식은 정상적인 토지거래 불가능지역에서 흔히 쓰는 전형적인 투기수법이 아니냐』면서 한보의 「투기행위」여부를 집중추궁했다.
이어 김봉욱 의원(평민)은 한보에 대한 특혜금융 문제로 질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한보그룹이 지난 88년 9월 임원명의의 수서땅 6필지를 담보로 신탁은행으로부터 철강 재구입자금 3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과 관련,『담보가 불가능한 제3자 명의 땅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각종 사업자금을 빌린 것은 특혜금융이 아니냐』고 따졌다.
세 번째로 나선 허만기 의원(평민)은 『정부발표에는 한보의 제3자명의 부동산이 2만6천여 평으로 돼 있으나 수서땅만도 4만여 평에 이른다』면서 한보의 숨겨진 땅이 얼마나 되며 정부의 이같은 발표가 의도적인가를 물었다.
김덕룡 의원(민자)은 『한보가 부동산투기혐의를 인정받아 제3자 명의 부동산으로 자진신고한 땅 2만6천평에 대해 증여세를 추징당했다면 당연히 나머지 수서지구 임직원 명의 땅 2만3천평에 대해서도 증여세 등을 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 한보의 탈세가능성을 지적했다.
임춘원 의원(평민)은 한보가 수서지구 땅을 어떤 자금으로 구입했는지를 물으면서 『87년과 88년,89년에 각각 2백18억,74억,1백70억원의 적자를 낸 회사가 무슨 돈으로 그 땅을 매입할 수 있었는가』고 따졌다.
또 이경재 의원(평민)은 『한보는 땅을 산 뒤 저당설정으로 막대한 돈을 은행에서 뽑고 되팔아 챙기는 기업의 투기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유인학 의원(평민)도 한보의 탈세혐의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는데 『한보의 수서지구 땅 매각에 대해 양도세 부과사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은 한보의 양도세 포탈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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