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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직원­큰손 백85억대 주가조작/검찰·증감원,차장등 5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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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직원­큰손 백85억대 주가조작/검찰·증감원,차장등 5명 적발

입력
199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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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정매매등 2백55차례… 10억원 이상 챙겨/피해자 고발로 드러나 관리·감독체계 “구멍”증권사 간부직원들과 「큰손」이 짜고 대규모로 주가를 조작한 사건이 5일 검찰과 증권감독원에 의해 적발됐다.

지난해 11월 상장사 대표 증권투자상담사 큰손 등이 공모,4백억원대의 주가조작을 한 사건이 적발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주가조작사건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주가조작사건에는 투자자들이 맡긴 돈을 성실히 관리를 해야 하고 건전한 투자풍토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할 증권사 간부직원들이 연루돼 증권투자자들은 물론 일반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또 증권감독원 거래소 재무부 검찰 등 증시를 감독·관리할 책임이 있는 기관들이 이같은 구조적 부조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관리·감독체계의 개편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증권감독원의 조사결과 검찰에 구속된 큰손 강훈구씨(47)와 조사중인 동서증권 인수부 과장 옥치형씨(37·전 서울 코스모스지점 차장)코스모스지점 대리 김진국씨(31) 쌍용증권 서울 저동지점 차장 손창모씨(37) 대한증권 본점 영업부 차장 서종덕씨(37) 등 5명은 전형적인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관리·감독체계만 제대로 갖추어졌더라면 조기에 적발할 수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진흥상호신용금고의 ▲유동주식수가 적고(자본금 55억원) ▲85년 상장 이후 증자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당시 상호신용금고업종으로는 유일하게 상장됐다는 점에 착안,지난 89년초부터 모두 1백85억원 가량을 동원해 주가조작에 나섰다.

이들은 시장에 「진흥상호신용금고가 증자를 실시할 것」이라는 루머를 유포하며 주식을 사들임과 동시에 ▲서로 짜고 통정매매를 하거나(36회) ▲차명으로 개설한 본인 주식계좌 등을 이용,실제로는 자신들이 주식을 사고 파는 가장매매(32회)를 했다.

이와 함께 ▲개장 동시호가를 높게 형성시키거나(94회) ▲하루 종일 계속 주문을 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체증식 상승매매(21회) ▲종가를 높게 체결시키는 고가매매(7회) ▲하루중 최고시세를 형성시키는 수법(65회) 등을 통해 무려 2백55회에 걸쳐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 한 달여 만에 진흥상호신용금고 주가가 주당 2만원대에서 3만4천원대로 70%나 급증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한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투자자 김 모씨(40) 등에게 「최근의 주가오름세로 보아 전망이 좋다」고 속여 수억 원어치를 되파는 등의 비윤리적인 수법마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전형적이고도 진부한 수법으로 지난 89년 한 해 동안 주가를 조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증권당국의 관리·감독체계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번 주가조작사건은 증권당국의 사전조사에 의해서가 아니라,피해자인 김씨의 고소에 의해 밝혀진 것이어서 「나는 큰손 기는 감독관청」이라는 증권가의 유행어를 실감케 해주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매매체결 정보를 거래 즉시 통보받을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실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감독당국의 철저한 업무자세 강화는 물론 증권사 직원들의 윤리의식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유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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