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벌써 5년 전에 대학생 많기로 미국 다음가는 세계 2위였다. 86년 여름 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지표에 의하면 인구 1만명에 한국은 대학생수가 3백53명이었다. 다음 3위인 서독은 뚝떨어져서 2백12명,4위인 일본이 2백2명이었다. 1위인 미국이 5백49명이니까 2위인 한국보다 월등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한국은 세계에서도 교육선진국인 셈이다. ◆도대체 고등학교 졸업생의 80%가 대학입학시험을 치르는 나라는 오직 세계에서 한국뿐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부모된 사람이라면 모두가 자식을 대학에 보내겠다고 벼르는 세상이다. 아들이라면 1백명 중 86명이,딸은 1백명 중 76명이 대학에 넣겠다는 판이다. 그래서 해마다 재수·삼수생들이 누적되고,대학진학을 포기한 청소년문제가 심각하다. ◆노재봉 국무총리가 2일 『갈 곳 없는 수십만 명의 낙방생들을 위해』 2,3년제의 특수대학을 『대폭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규대학과 같은 학사자격을 주어 전문고급인력을 확보하고 대학문도 넓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멍텅구리 아들·딸도 돈보따리 들려 예능계 대학에 보내는 판이니까 얼핏 듣기에 그럴싸한 아이디어다. ◆그러나 대학의 문을 넓혀서 낙방생문제를 해결하자면 결국 「전국민 대학생화」까지 가야 할 것이다. 2∼3년제 특수대학 졸업생에게 4년제 졸업생과 같은 학사자격을 준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년제라면 우리는 이미 졸업생 취업률이 해마다 높아가는 전문대학을 갖고 있다. 차라리 전문대학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대학입시문제가 심각하다보니 높은 사람들이 가끔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내놓는 일이 있다. 「전국민 대학생화」 같은 아이디어도 많이 듣던 말이다. 적어도 소득면에서는 대학을 나와도 고졸보다 나을 게 없는 임금구조를 만드는 것이 앞서야 된다. 또한 전문대학을 나라에서 획기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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