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운항 중단 위기/유가도 들먹… 오름세로/인도양 번지면 새우·참치잡이 치명타쿠웨이트 유전에서 유출돼 페르시아만을 떠돌고 있는 거대한 기름띠는 중동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을 뿐 아니라 원유가와 해운업 및 수산업 등 국제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일 현재 너비 16㎞,길이 55㎞로 퍼진 이 기름띠는 초대형 유조선 3척분에 해당하는 1천1백만배럴의 원유로 형성돼 있으며 하루 25㎞의 속도로 사우디연안에 접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사우디에서의 원유선적 및 수송에 차질이 우려되는 한편 이에 따른 유가인상,그리고 인근해역에서의 수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수송
원유는 물보다 가벼워 뜨기 때문에 유출 초기에는 유조선 등 선박의 스크루 작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원유가 공처럼 동그랗게 뭉쳐져 바닷 속으로 점차 가라앉게 된다.
이에 따라 스크루 작동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선박의 엔진냉각용해수흡입구멍이 막히는 경우도 있다. 상당기간 선박운항이 금지될 가능성이 많다.
선박들은 이 기름띠를 최대한 피해서 운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름띠가 원유선적항 앞에 까지 몰려들 경우 유조선들은 선체가 기름으로 뒤덮일 수밖에 없다. 현재 대다수의 국가들은 기름에 오염된 선박의 통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들 오염선박은 운항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사우디의 최대 원유유선적항인 라스타누라항에까지 이 기름띠가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이렇게 되면 선박의 수송료와 보험료가 급등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해운업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가
유출된 원유 자체는 수출이 중단된 쿠웨이트산이고 유가에 변화를 줄 만큼 많진 않지만 심리적인 영향력은 매우 크다.
석유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 기름띠가 유출지점으로부터 약 3백㎞ 남쪽에 있는 라스타누라항에까지 도달할 경우 유조선 취항이 금지돼 세계석유수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
사우디는 페르시아만지역에서의 원유수출이 여의치 못할 경우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의 얀부항에서 선적을 할 수도 있지만 얀부항의 1일 선적량은 3백20만배럴에 불과,사우디의 하루 수출량 7백만배럴의 반도 안 된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약보합세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가 기름띠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주 중반에는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산업
업계관계자들은 원유유출이 페르시아만에서 인도양까지 확신돼 나간다면 참치와 새우잡이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페르시아만과 가까운 인도양 부근엔 거대한 참치와 새우어장이 형성돼 각국의 어선들이 조업중이다. 기름띠가 이 부근까지 도착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사람이 먹는 것에 관련된만큼 오염문제가 초점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수산업이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산업은 일부 어종이 공급과잉에 있기 때문에 타격은 더 커질 수도 있다.
한편 고기잡이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페르시아만지역에서는 모든 어류가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각국의 환경전문가들이 속속 도착,돌고래·거북이를 비롯,각종 어류의 보호대책에 골몰하고 있으나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들은 우선 산호초가 자라지 못함으로써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홍해에서 산호초를 공수해 페르시아만에 뿌리는 방법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방준식 기자>방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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