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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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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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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건 섣부른 단정은 금물인 듯싶다. 지금 우리가 직접 간접으로 얽혀 있는 걸프전도 그 예외는 아니다. 개전 초기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조차 쉽사리 단기전으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던 그 전쟁이 작금의 형세로는 자못 그렇게 될 성싶지가 않은 것이다. 개전 당초 다국적군이 펼친 최첨단 무기의 현란한 퍼레이드에 눈을 빼앗겼던 사람들도 이제는 전쟁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감지,여러모로 걱정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가장 의외라고 느껴지는 게 후세인의 뜻밖의 끈질김과 속임수 전법이다. 보도에 의하면 후세인이 아랍판 손자병법인 「책략서」의 지혜에 통달,엄청난 공습을 예상보다 잘 견디어 내면서 엉뚱한 전략으로 가끔씩 다국적군을 당혹시키고 있다.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는 일찍이 『전쟁이란 적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는데,후세인은 그런 책략을 이모저모로 써 먹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엊그제 첫 지상전을 펼치며 탱크대의 포신을 거꾸로 돌려 귀순을 가장해 진격,다국적군의 눈을 속였다는 게 그것이다. 또 엄청난 공습을 예상한 듯 견고한 지하벙커와 함께 가짜 표적물도 수없이 미리 만들었다는 것. 타임지 보도에 따르면 합판·알루미늄·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이들 가짜 비행기·전차·미사일 발사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사 제품인데 다국적군의 값비싼 첨단무기를 일부러 유인하는 장치마저 갖춘 정교한 것이어서 개당 1천6백만원짜리도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이동식 가짜 사원을 만들어 미사일을 숨기는가 하면 전투기들을 대거 이란으로 보내 그 진짜 이유를 놓고 다국적군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국적군도 이들 속임수 전략을 차츰 간파,일부러 허점을 보여 적의 지상공격을 유도하고 있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인데,이 같은 양측의 허허실실대결은 결국 싸움이 간단치 않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참전의 폭을 점차 넓히고 있는 우리로서도 성급한 판단을 삼가고,경제·안보 등에 다각적인 대책을 신중히 세워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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