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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회장 유창순씨 유임 확정/어제 회장단 마라톤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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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회장 유창순씨 유임 확정/어제 회장단 마라톤회의

입력
199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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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 만장일치 결의… 침묵수락 받아내/최종현씨는 “대통령 사돈” 이유 강력고사/“비오너체제 문제 있으나 가장 좋은 길” 모두 홀가분 표정오는 8일로 임기가 끝나는 유창순 전경련 현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유 회장의 연임고사로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던 전경련 차기 회장 선임작업은 31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회장단회의에서 재계원로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유창순 회장­최창락 부회장의 연임 쪽으로 사실상 결말났다.

유 회장을 비롯,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구자경 럭키금성그룹 회장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 최종환 삼환그룹 회장 신덕균 동방유량 명예회장 최태섭 한국유리 명예회장 조우동 삼성중공업 회장 송인상 동양나일론 회장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김상홍 삼양사그룹 회장 최창락 전경련 상근 부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13명(총원 28명)은 31일 하오 6시30분 신라호텔 23층 뱀부룸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유 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전경련은 그 동안의 관례에 따라 오는 8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유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만장일치로 재추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오너체제와 비오너체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던 전경련은 앞으로 2년간 더 비오너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하오 8시45분 2시간 여의 비공개회의를 끝내고 회의장을 나선 재계원로들은 『가장 좋은 길을 택했다』며 홀가분한 표정.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선 최종환 회장은 『전경련이나 경제계,우리나라를 위해 가장 좋은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유 회장의 연임을 밝혔다.

유 회장은 회의시작과 함께 『이제 나를 그만 놔줄 때도 되지 않았느냐』 『전경련은 2년간 맡아보니 회장은 오너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연불임가의 뜻을 분명히했다.

유 회장은 이어 『내 나이도 70대 중반으로 접어들어 사회 각계의 지도층과 연배가 맞지 않아 새로운 세대가 회장직을 맡아야 할 것』이라며 최종현 회장을 천거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자신이 노태우 대통령의 사돈임을 들어 『6공에서 내가 전경련 회장직을 맡는다면 「정경유착」의 표본으로 지탄받게 될 것이므로 회장직을 맡기가 어렵다. 꼭 해야 한다면 다음번에 맞게 해 달라』며 강력히 고사했다.

유 회장과 최 회장의 고사로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노 대통령과 사돈집안인 신덕균 회장이 유 회장 연임을 재차 제의.

신 회장의 제의를 고비로 유 회장 연임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자 참석자들은 모두 이에 동의,박수를 치며 만장일치로 연임을 결의.

유 회장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수락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정주영 명예회장은 『유 회장이 1기만으로 그만 두는 것은 너무 짧다. 중임은 해야 한다』며 『재계1세·2세가 모두 유 회장의 연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구자경 회장은 『비오너체제의 문제점은 있으나 이 문제점을 부회장단과 명예회장 고문 등 원로들이 각종 회의에 적극 참여하여 극복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편 재계 내부에서 거론되었던 2세 총수들의 「세대교체」 주장에 대해서도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재계원로들은 40∼50대가 전경련 회장을 맡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신덕균 회장은 『회장의 나이가 젊으면 같이 일하기 곤란하다. 회장직은 나이든 원로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왜 연임을 고사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내 뜻대로 안 되니까』라고 답변,그 동안 비오너회장으로서 회원사들과의 관계가 다소 불편했음을 시사.

이날 회의에는 회장단 28명 중 13명이나 참석,평소 참석인원을 훨씬 웃돈 것은 물론 평소의 배가 넘는 2시간 여 동안이나 회의가 진행돼 「재계총리」인 전경련 회장선임이 재계의 지대한 관심임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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