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만의 전쟁 아니다” 지원 동참/각국의 걸프전비 갹출 안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만의 전쟁 아니다” 지원 동참/각국의 걸프전비 갹출 안팎

입력
1991.02.01 00:00
0 0

◎각국 “전후입지·석유확보” 계산/“비용산출 기준없다” 일부 비판/장기전 계속땐 분담금액 싸고 갈등 커질듯걸프전쟁이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면서 전비문제가 또다시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전쟁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을 어느 나라가 얼마나 부담하느냐에 관한 논쟁은 각국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전쟁이 길어질수록 더욱 논쟁은 가열될 전망이다.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끈질기게 세계 각국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전쟁이 유엔의 결의에 따라 다국적군이 수행하고 있는 만큼 결코 「미국만의 전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전비부담은 일종의 「조세」적인 성격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세계 각국도 미국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첫째는 이번 전쟁이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의 안정적 공급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어떤 식으로 결판이 나든 세계는 중동지역의 원유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그럴 경우 좀더 유리한 가격에 충분한 양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국적군이 시급히 승리해야 하는 한편 이번 전쟁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야만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동지역은 현재 세계석유 수요량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둘째는 전후 엄청난 세계질서 개편과정에서 목소리를 좀더 높이기 위해서 각국은 군대파견과 전비조달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종전 후 미국 주도하의 중동 및 세계질서 개편이 엿보이는 만큼 그나마 발언권이라도 가지려면 이번 전쟁에 직접 참가해 피를 흘리든지 아니면 돈이라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게 각국 정책입안자들의 생각이다.

국내의 반전여론과 위헌문제 등으로 그 동안 소극적이었던 일본이 90억달러를,독일이 55억달러를 추가 부담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풀이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전비부담 논쟁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고연 전쟁비용이 어느 정도 들 것이냐 하는 점과 어떤 기준에 따라 비용을 분담하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개전 이후 전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개전 전 미 의회는 전쟁으로 연간 3백억달러 정도가 더 필요할 것이라는 미 행정부의 보고를 받았고 개전 첫날 미 국방부는 5억달러를 썼다고 밝혀 하루에 5억∼10억 달러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은 단기전일 경우 3천명의 사상자와 탱크 2백대,비행기 1백대 등의 파괴를 기초로 정부지출은 1백70억달러가 늘어나며 중장기전일 경우는 사상자 4만5천명,탱크 9백대,비행기 6백대 등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정부지출은 3백50억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손상된 무기의 대체비용으로는 단기전의 경우는 2백80억달러,중장기전에는 8백6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예측이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작성됐을 뿐 아니라 유럽에서의 재래식전쟁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은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비가 하루 5억∼10억달러 선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 비행기들이 한 시간 출격하면 한 대당 1천1백∼7천7백달러가 들어가기 때문에 하루에 약 1천회 출격할 경우 비용은 2천5백만달러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또 지상전이 본격화될 경우 AH 64아파치 헬기 백 대가 작전을 수행하게 되는데 헬기 가격은 대당 1천2백만달러이고 대전차 헬파이어 미사일은 1기에 4만달러 등이다.

미사일 가격도 엄청나다. 1기당 패트리어트미사일은 1백10만달러,토마호크미사일은 1백35만달러,공대공 사이드와인더와 스패로미사일은 각각 6만2천달러와 16만9천달러다. GBU15 스마트탄은 20만달러,F4G가 발사하는 함 미사일은 25만달러 등이다.

또 47만명의 미군을 9개월 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상경비 외에 추가로 4억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이들은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추론일 뿐이지 정확한 액수는 아니다. 다만 장기화될 경우 비용은 모두 1천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갈수록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에서 3조1천억달러,베트남전쟁에서 5천7백억달러,1차세계대전에서 3천8백억달러,한국전에서 2천6백50억달러를 각각 전비로 썼었다.

이번 전쟁이 미국만의 전쟁이 아닌 만큼 세계 각국은 그 비용을 나누어 말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을 얻고 있으나 어떤 기준에 따를 것인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전비의 60% 이상을 일본 사우디 쿠웨이트 영국 등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측은 개전 전 「사막의 방패」 작전에 소요된 1백억달러 중 80%를 외국에서 부담했다고 확인했다.

일부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20%씩을 부담하고 나머지 60%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이 맡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각국의 부담률은 석유 등 중동지역에의 의존도에 따라 결정되고 있지만 아시아 신흥공업국인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은 별로 부담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쟁비용은 앞으로 전쟁이 어느 정도 계속되고 또 사용되거나 손상된 신무기를 어느 정도 대체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막의 전투 못지 않게 전비부담을 둘러싼 각국간의 갈등도 점점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상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