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 목표에 회의”… 무력안 표결때도 기권/“미서 중동지도원 바꾸려 할 수도” 문제점 제기 평『국가에 대한 어떤 생각이 사임을 결정토록 했나…. 전쟁의 논리는 유엔이 확정한 목표에서 우리를 나날이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다』
슈벤느망 프랑스 국방장관은 29일 이러한 내용의 사임사를 남기고 장관직을 떠났다.
그러나 슈벤느망의 사임에 이어 족스 내무장관이 후임으로 즉각 임명됐지만 슈벤느망이 제기한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슈벤느망은 당초부터 쿠웨이트사태 해결에 무력사용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세 때 알제리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전쟁을 혐오하고 제국주의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6일 『이제는 총구가 말할 것』이라고 미테랑 대통령이 TV연설 하기 직전 불 하원의 걸프 무력사용동의안 처리과정에서 그의 의원직 표결대리인은 기권했고 야당은 이를 비난했다.
또 개전을 전후해 그는 불 공군의 폭격목표가 쿠웨이트 영토에 국한된다고 밝힘으로써 국내외로부터 불군 참전은 「파트타임」이냐는 비난을 받아 급기야 미테랑 대통령이 불군의 공격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명해야 했다.
당시 시라크공화국연합(RPR) 당수는 『장관직에 있으려면 정부정책을 따르든가,아니면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의 사임에 대한 평가는 「만시지탄」에서 「용기있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심한 편차를 나타내 「개성의 프랑스인」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그의 사임이 걸프전쟁의 목적이나 프랑스의 처신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RPR 거물인 필립·세켕 의원은 『우리는 다름아닌 쿠웨이트의 해방을 위해 그곳에 가 있다. 슈벤느망의 사임은 다른 목표로 이끌리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환기시킨다』면서 『프랑스는 아랍정책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사실 프랑스내엔 수백 만 명의 아랍 이민이 있으며 전통적으로 아랍과의 이해를 고려해온 특수성이 있다.
이에 대해 상원에서 무력사용동의안을 찬성치 않은 드골 장군의 아들 필립·드골은 28일 TV회견에서 『프랑스 의회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충분한 토론도 거치지 않고 개전 하루 전에 참전동의안을 졸속처리했다』고 지적할 정도다.
어떻든 슈벤느망의 사임은 「걸프전쟁이 유엔결의안에 따른 전쟁목적에 충실하게 수행되고 있는가」 「이라크의 완전파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헌병 역할을 명분으로 중동의 지도를 바꾸려 하는 게 아닌가」라는 등의 의문을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에 던지고 있다.<파리=김영환 특파원>파리=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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