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김우중·전 부총리 조순씨 등 물망/막후실력자 금진호씨의 역할에 “주목”/과거비춰 각료 출신 가능성 높아○…남덕우 무역협회회장이 지난 28일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차기회장후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 회장은 이날 무협특계자금의 국회의원 변태지출사건과 관련,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오는 2월 임기만료가 되면 연임할 의사가 없음을 무협회장단에 최근 밝힌바 있으며 이같은 의사는 이번 특계사건과 관계없이 변함없다』고 말해 자신의 거취문제를 처음으로 공개표명했다.
이로써 그 동안 남 회장의 연임가능성을 둘러싸고 무성했던 추측과 소문이 일소되면서 후임회장 및 이에 따른 새로운 무협 지도체제에 대해 무협 내부는 물론 국내수출입업체 등 무역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 회장은 지난 83년 전임 신병현 회장이 임기 도중 부총리로 입각,후임회장으로 임명돼 1년여의 잔여임기와 3년임기의 연임 등 모두 7년여 동안 무협 회장직을 맡아왔다. 오는 2월11일이 임기 만료일.
○…새 무협회장은 이에 따라 내달 무협총회에서 선출되게 되는데 아직까지는 뚜렷한 후보를 점칠 수 없는 상태.
남 회장이 워낙 전격적으로 사퇴의사를 표명한데다 그 동안 남 회장의 유임가능성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그러나 남 회장의 사의표명이 있은지 며칠도 안돼 무역업계와 정부사이드에서는 벌써부터 몇몇 인사들을 입에 올리며 하마평을 하고 있다.
○…차기회장 후보는 전직관료 출신과 재계실력자의 대결로 압추되고 있다.
재계인물로는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정세영 현대그룹회장,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 등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의 경우에는 무역에 경험이 풍부한데다 대내외적으로 고위무역인사들과 친분이 두텁고 지명도가 높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거명되고 있으며 박 회장은 오래전부터 무역협회 일에 적극 참여해오면서 회장출마를 생각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전직관료 출신인사로는 조순 김만제 이한빈 전 부총리를 비롯,박필수 전 상공부장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무역업계에서는 차기회장에 재계 출신인물이 등용되기를 고대하고 있는 입장.
무역업계의 입장을 대변,대내외 통상진흥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역시 재계 출신이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물론 관료 출신도 그나름대로 이점이 있으나 업계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경제민주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재계 출신에게 적어도 한번쯤 「대임」을 맡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역업계는 최근 무역특계사건을 거론하며 『전직 총리출신이 현 회장을 맡고 있는데도 「보호막」 역할을 한게 별로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무역업계는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은 업계실정과 정부정책을 두루 잘 알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등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측의 이같은 희망에도 불구,차기회장은 전직관료 출신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 역대 회장의 경우 형식상 총회 선출과정을 거쳤을 뿐 사실상 정부가 낙점한 인물이 낙하산식으로 선임됐던 관행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역협회회장은 지난 46년 초대 김도연씨로부터 현 20대 남 회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이 전직 고위관료 출신이었으며 순수한 재계인물은 한명도 없었다.
○…무협회장은 형식적으로는 비상근 부회장단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박용학 대농그룹명예회장 구평회 럭키금성상사회장 남상영 남영산업회장 정세영 현대그룹회장 이윤채 유림회장) 6명이 추천,90개 회원상사로 이뤄진 임원회의와 총회를 거쳐 선임된다.
이같이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경제계의 막후실력자로 알려지고 있는 금진호 무역협회 상임고문이 차기회장 선임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송태권 기자>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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