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추진위,대도시 1,200명 조사/5년 새 배 늘고 여자가 3백 더 들어/5명 중 1명 꼴로 빚내 혼수 마련대도시에 살고 있는 신혼부부들이 평균 결혼비용은 남자가 7백52만원,여자가 1천17만원으로 한 쌍 합쳐서 모두 1천7백69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5년의 조사결과와 비교할 경우 5년 사이에 1백4%가 증가한 것으로 평균소득의 도시근로자가 14.7개월 동안 한 푼 안 쓰고 월급을 모아야 하는 금액이다.
결혼하는 남녀들은 88%가 혼수가 과다하다고 여기면서도 주택 자동차 지참금 등의 무리한 요구를 상대방에게 하거나 받고 있으며 이에따라 5명에 1명 꼴로 빚을 내서 결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추진중앙위원회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대도시의 결혼 1년 미만 신혼 남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8일 발표한 「결혼비용실태 및 의식조사」에 따르면 90년도의 결혼비용 지출양상은 5년 전과 비교해 특히 부유층의 과소비 행태가 현저해져 85년엔 결혼비용(한 쌍기준)이 4백만원을 초과하는 비율이 1.3%였으나 90년도엔 1천만원을 초과하는 비율이 2.8%였다.
배우자나 가족의 예물·예단비용도 85년엔 6백만원을 초과하는 비율이 1.2%였으나 90년엔 1천만원 초과비율이 2.8%였고 신혼여행비용도 85년도엔 2백만원 초과비율이 0.6%에 불과했으나 90년엔 4백만원 초과비율이 2.6%였다.
이렇듯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신혼부부의 절반 가까이가 예상보다도 결혼비용이 더 드는 초과지출을 하고 있으며 성별로는 남자의 40.9%,여자의 48.5%가 각각 초과지출을 하고 있어 결혼준비 진행과정에서 여성 쪽이 예상보다도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해서 초과지출을 하게 되는 이유는 예상착오가 48.5%를 차지했지만 주위의 이목이나 배우자의 집안을 의식한 경우도 24.1%에 달해 자기의 능력보다도 체면 때문에 초과지출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배우자 쪽에서 요구하는 혼수품목은 예물·예단이 가장 많으나 주택 자동차 지참금 등에 대한 요구도 적지 않았다.
주택을 요구하는 경우는 여자 쪽이 16.4%로 나와 결혼조건으로서 주택문제가 남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에게 주택을 마련해 오라고 요구하는 남자도 4.4%나 됐다.
자동차를 혼수로 해 오라고 요구하는 여자는 1.4%,남자는 1.6%였고 지참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여자가 2.9%,남자가 2.2%였다.
이러한 과다혼수 탓인지 응답자의 18.8%가 결혼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빚내서 조달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85년의 12.8%보다 6% 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빚을 내서라도 결혼식을 치러야겠다거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풍토가 확산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풍조를 반영,응답자의 4.5%는 체면유지를 위해서나 혹은 일생의 중대사이므로 무리한 지출이나 차입도 감수했다고 답했고 4.9%는 무리를 해서라도 상대방 집안의 경제수준에 맞춰 혼수를 마련했다고 답했다.
특히 상대방 수준에 맞춘 무리한 혼수마련 풍조는 남자가 2.6%인 데 비해 여자가 6.5%로 여자 쪽이 훨씬 심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수에 넘는 결혼이 많은 만큼 결혼과정이나 결혼 후에도 혼수를 둘러싼 배우자간의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41.7%는 결혼과정에서 이미 혼수문제로 상대측과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36.1%는 결혼 후에도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0.9%는 결혼생활을 위협받을 정도의 심각한 갈등을 경험했다고 밝혔는데 남자(0.4%)보다는 여자(1.3%) 쪽이 많았다.<홍선근 기자>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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