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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개입노린 「최후카드」/이라크 화학전·테러가능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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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개입노린 「최후카드」/이라크 화학전·테러가능성 고조

입력
199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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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개시 때도 화학전 고비/미 핵시설에 「테러전선」계획도/이스라엘서 전술핵 대응땐 「운명의 그날」 위기이라크가 걸프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화학무기 사용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그 동안 서방측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 27일 이스라엘 및 다국적군에 대해 화학무기 등 비재래식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며 이스라엘 역시 이라크가 조만간 화학무기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공격을 시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쿠웨이트 침공 이후 다국적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되기 전부터 이미 화학무기사용을 공언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비밀무기」로 이스라엘국토 절반을 불태울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이라크는 걸프전쟁의 구도를 「이스라엘 대 아랍권」으로 유도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연일 계속했으나 이스라엘의 보복자제로 의도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날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는 이라크로서는 「극약처방」으로서 화학무기에 의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신경가스제인 사린 타븐 등과 피부작용제인 머스터드가스를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 84년 이라크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반란 때 화학무기를 사용했던 점을 들어 벼랑에 몰릴 경우 이를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학무기는 항공기나 박격포 및 야포의 포탄 등에 장착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라크가 스커드미사일에 화학무기를 장착·사용할 경우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나 사우디의 리야드도 공격권에 든다.

특히 화학무기가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엄청난 인명살상을 가져올 것이 틀림없다.

이라크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 같은 공격과 함께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이 개시되면 화학무기를 적재한 항공기나 헬기로 자살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다국적 지상군이 비록 방독면과 방호복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전혀 예측치 못한 상황에서 공격해오면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라크 의회는 이미 자살공격에 대한 승인을 한 데 이어 후세인도 자살공격을 감행하는 병사들에게 「순교자」의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라크의 또 다른 비장의 카드는 전 세계를 상대로 테러를 벌여 「제2전선」을 구축한다는 것.

후세인은 테러의 대명사격인 팔레스타인 파타평의회의 아부·니달 등 악명높은 테러리스트를 후원해왔으며 아랍 각국의 과격분자들과 긴밀한 연계를 맺어왔다.

아부·니달의 조직은 바그다드근교에서 생화학전에 관한 특수교육을 받아왔으며 걸프사태에 앞서 8백여 명의 자살공격 자원자를 모집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테러리스트들의 제1목표는 친서방 아랍 각국들의 지도자들로서 이미 이집트,사우디,아랍에미리트연합,쿠웨이트의 주요 요인들에 대한 암살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이와 함께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핵시설 및 군사기지 등에 대한 공격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미국의 핵발전소를 이라크의 테러분자가 폭파시킬 경우 방사능 유출로 엄청난 위기가 초래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라크는 또 후세인의 명령에 따라 쿠웨이트내 유정 중 가동중인 3백60개 유정에 모두 폭탄을 장치,쿠웨이트를 빼앗길 경우 이를 모두 폭파한다는 계획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정이 일시에 파괴될 경우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대해 생화학무기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스라엘 역시 현재 1백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술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이라크를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렇게 되면 중동일대는 그야말로 「운명의 그날」 시나리오가 그 대로 연출될 수밖에 없다.

또 미국 등 다국적군도 이라크가 지상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이에 대응,화학무기 또는 전술핵무기의 사용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각국은 이라크가 벌이고 있는 「제2전선」에 대비,자국내 이라크인 등 아랍인들을 감시 또는 추방하는 한편 주요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내 거주 이라크인 3천여 명을 미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토록 조치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도 의심이 가는 아랍인들을 추방하고 있다.

전쟁은 과거의 예에서 보듯이 언제 어떻게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공세가 강화되면 될수록 후세인의 선택의 폭은 줄어들게 되며 막판에 몰릴 경우 최악의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과연 후세인이 「막판 카드」를 쓸 것인지는 속단키 어려우며 후세인 자신도 아마도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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