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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유출」에 “폭파차단” 일단효과/미의 송유관·유전 파괴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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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유출」에 “폭파차단” 일단효과/미의 송유관·유전 파괴작전

입력
199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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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주면 송유중단」 장치 이용/복구 2주… 전시 이라크선 불능/유정엔 이라크서 폭발물… 성공 가능성 양론이라크의 「기름유출작전」에 대해 미국은 송유시설과 유정 등을 파괴하는 「원인제거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걸프 주둔 미군사령관 노먼·슈와르츠코프 대장은 27일 미군 전투기들이 기름유출장소인 쿠웨이트의 미나 알 아마디유전에 폭탄을 투하,가압송유시설 등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쿠웨이트의 유전을 파괴한 것은 이라크의 원유방류로 생긴 기름띠의 길이가 1백36㎞에 이르러 사상최대 규모의 해상오염을 유발,더 이상 방치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환경파괴가 일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7일까지 이라크가 흘려보낸 원유량은 약 6백만∼8백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이번 유전공격은 일단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나 알 아마디 유전으로부터 기름이 흘러 나오고 있는 시 아일랜드터미널까지의 송유관 길이는 약 21㎞로 아직 정확한 성공여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폭격 후 피어오르는 연기가 물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것 등으로 미루어 보아 원유가 거의 소모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송유관내의 원유만 모두 소비되면 원유 유출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미군측은 일단 보고 있다.

미군의 이번 전략은 원유 유출의 원인을 근치하려는 것이었다. 미군은 이에 따라 미나 알 아마디 정유소로부터 해안가의 터미널에 이르는 송유시설에 대해 공습을 가했다. 송유관이 여러 곳으로 갈라지는 2곳의 송유관 밀집지역을 강타했다.

이 경우 송유관내에는 수 ㎞마다 충격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원유의 흐름을 차단하는 밸브가 설치되어 있어 더 이상의 원유 누출은 없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유정의 입구인 헤드부분을 폭발시켜 원유의 생산을 아예 막아버리는 전략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쿠웨이트의 유정에는 지상으로부터 약 3.2㎞ 정도 깊이에 충격을 받을 경우 수 분내에 원유 흐름을 끊어버리는 안전밸브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작전이 이라크의 원유유출을 근원적으로 막아버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송유관의 경우 파괴된 부분만을 교환하면 즉시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슈와르츠코프 사령관은 『우리가 쿠웨이트를 탈환하면 즉시 복구할 수 있다』며 『복구에는 약 2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군기의 공격시 이라크의 저항이 거의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보아 이라크의 현재 능력으로는 짧은 시간내의 복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정도 마찬가지다. 이라크는 쿠웨이트내 유정에 이미 지뢰를 매설해 놓고 있다. 이라크가 이 지뢰를 이용,유정을 폭발할 경우 안전 밸브가 작동하도록 설치되어 있지만 이라크도 이에 대비,상당수의 유정에 안전밸브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폭발물을 매설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기름유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미군측도 이 점을 인정,『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하고 있는 한 미군기의 공습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의 석유매장량은 약 9백45억배럴로 사우디와 이라크에 이은 세계 제3위의 매장량. 하루 생산량은 1백50만배럴 정도로 앞으로 1백80년 동안 뽑아 쓸 수 있다.

1천80개의 지상유정 중 이라크의 침공당시에는 3백개만이 가동중이었던 쿠웨이트 유정은 대체로 유정이 지표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어 90%이상은 펌프의 도움 없이도 자연적으로 원유를 지상에 뿜어낼 수 있다.

이라크는 바로 이러한 자연적인 조건을 내세워 유정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수개월 동안 계속 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 유정들은 1개의 파이프가 지상 2∼3m 높이까지 꽂혀 있고 그 밑 지하에는 여러 개의 밸브들이 나뭇가지처럼 이 파이프에 연결돼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모양의 구조를 갖고 있는 데다 안전밸브가 설치되어 있어 원유유출은 비교적 쉽게 막을 수 있다고 미군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번 미군기가 폭격을 가한 미나 알 아마디 정유소는 지난 46년에 건설된 후 88년 설비가 확장돼 하루 27만배럴의 원유정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쿠웨이트 최대의 정유소이다.

거대한 미나 알 아마디 항구와 해변을 따라 15㎞에 걸쳐 설치돼 있는 석유선적터미널 시설은 세계최대 유조선들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가 선보인 원유유출작전은 「환경테러」라는 측면을 크게 부각시켜 세계의 여론을 반전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오히려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전쟁의 속전속결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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