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기 끝나면 물러나”
남덕우 무역협회 회장은 28일 국회의원 외유자금으로 변칙운영돼 말썽을 빚고 있는 무역진흥특별회계(특계)자금의 사업범위를 앞으로 대폭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재계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던중 이번 특계자금 변칙운용사건으로 일정을 앞당겨 27일 귀국한 남 회장은 이날 무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무협회원사 대표 등이 참여하는 특계자금운용개선특별위원회를 조만간 새로 구성,자금지출범위 운영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특계사업범위가 통상외교,국제교류,정보전산화 등을 제외한 분야에는 대폭 축소돼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 회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거취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번 사건이 터지기 이전(미국방문)에 무협회장단 회의에서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말해 오는 2월 임기가 만료되면 회장직을 그만 둘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 회장은 또 특계자금의 존폐여부에 관해 『지난 89년에 마련된 운영개선방안에서는 오는 93년까지는 계속 시행한 후 94년 이후의 시행여부를 결정키로 했었다』고 말해 오는 93년까지는 일단 자금징수를 계속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에 의원들에게 지급한 특계자금 2만달러의 사용에 대해 사전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웃음으로만 얼버무리고 『그러나 경제기획원 상공부 외무부 이외에는 안기부 청와대 등에 특계자금을 지원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의 일문일답 요지.
특계자금사용이 갑자기 문제가 돼 확대·비화되고 있는 배경은.
▲뭔가 상당히 의심받을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내부 제보설이 있는데….
▲투서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계자금사건을 어떻게 보는가.
▲미국 방문도중에 사실을 보고받았는데 많은 사회적 비판이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 동안 특계운용에 대해 홍보가 부족했던 점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80년대말 이후 국제화시대를 맞아 무역여건에 있어 국제감각과 국내감각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국제간 마찰이 생기는 등 통상환경이 급변해 이 같은 환경에 적응하려다 보니 특계사업에 새로운 용도가 생겼다. 여기서 자금전용 오해가 생겼고 이를 충분히 홍보하지 못한 데서 문제가 야기됐다고 본다.
특계자금의 운용개선방향은.
▲특계자금의 지출범위를 축소하고 운용내역을 엄격히 통제하라는 것이 여론의 공통된 충고인 것 같다. 이 같은 방향에서 운용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대변천에 따라 운용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운용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개선안 마련을 전담케 하고 무협임원회의 회원사 대표회의 및 2월 정기총회를 거쳐 업계와 사회여론의 총의를 집약,결정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대체적인 방향은 사업범위를 대폭 축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외교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 되도록 민간업계가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특계폐지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지난 89년의 특계개선방안에서 결정된 대로 오는 93년까지는 존속시키고 94년 이후에도 시행할 것인지의 여부를 93년까지 결정지을 것이다.
의원들의 통상외교에 대해 계속 특계자금을 지출할 생각인가.
▲국회에서 자금을 앞으로도 계속 요청하겠는가.
이번에 자금이 나간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가.
▲(질문에 대해 웃음으로 답변을 대체) 정부 사이드에서는 상공부 경제기획원 외무부 이외에는 특계자금이 지출된 적 없다.
청와대,안기부 쪽은,
▲안기부 청와대는 관계없다. 절대로 없다.
임기가 오는 2월까지인데 앞으로 거취문제는.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 지난 14일 무협회장단 회의에서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7년이나 회장을 맡아왔는데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송태권 기자>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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