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들은 전쟁에 단련된 국민이다. 그러나 거듭되는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는 텔아비브시는 지금 패닉상태에 있다.언론들은 이미 수만 명의 시민들이 표적에서 비켜 있는 예루살렘과 남부도시로 탈출했다고 전한다. 36가구가 살던 부유층 아파트에는 10가구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보도도 있다. 텔아비브에 남은 시민들은 매일처럼 이어지는 공습과 잘못된 경보 때문에 공포와 불면,환청에 시달리고 있다. 벌써 수천 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독가스 해독제 아트로핀 주사를 지레 찔러 후송된 시민들,24시간 방독면을 쓴 채 웅크리고 있다가 실신한 노인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참혹한 것은 부모가 방독면을 너무 졸라매 질식해 숨진 어린이들이다.
호흡구 마개를 빼지 못해 숨진 노인도 있다.
집이 마사일에 부서진 후 실어증세를 보이고 있는 공포에 질린 어리이도 보았다. 경보가 해제되면 마구 먹어야 진정이 된다던 여인은 사소한 경우에 속하는 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 언론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후세인은 제쳐두고 미 CNNTV에 대해 『이번 전쟁으로 가장 재미보고 있다』는 가시돋친 논평을 가하고 있다. 텔아비브시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피격상황 보도에 신이난 듯하다는 지적이다.
호텔대피소의 이스라엘인들도 피격상황을 숨가쁘게 전하던 CNN이 곧장 피격에 따른 뉴욕 증권시장 변동뉴스로 옮겨가면 욕설을 내뱉으며 대피지시를 전하고 있는 현지 TV로 채널을 돌리곤 한다.
TV가 「감상」에 젖을 겨를은 없고 안방에 편히 앉은 미국 시청자가 주고객인 상업방송에 증권시세 변동은 중요뉴스다.
그러나 전쟁 속의 텔아비브시민들의 고통은 간과하면서,미국·이스라엘 등 각국의 규제로 「완벽한 전쟁보도」가 어렵다는 CNN의 안내방송은 변명이라는 것이 이스라엘인들의 비난이다.
미국의 바그다드 첫날 공습을 『미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같다』고 떠든 CNN의 「생생한」 현장 중계에 외부세계가 찬탄하고 있던 지난 18일 기자가 만난 역전의 이스라엘군관계자들은 『미국과 CNN이 헛된 과장을 하고 있다』고 냉소했다.
그리고 지금 이스라엘 언론들은 『미국 여론을 겨냥한 과장이 앞으로 반작용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텔아비브에서> <이 기사는 이스라엘당국의 검열을 거친 것입니다.>이> 텔아비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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