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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쟁과 환경재앙(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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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쟁과 환경재앙(사설)

입력
1991.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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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을 조이는 경제봉쇄와 압도적인 다국적군의 화력앞에 맞서 있는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은 통상적인 전쟁의 상식을 벗어난 변칙적인 전술·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돼 왔다.엄청난 기갑부대와 공군 전투기들을 지하격납고에 숨겨놓고,이동식 스커드·미사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고 있는 것도 미국의 작전지휘부가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로 보인다. 또 이라크는 「인질외교」에 이어,사로잡은 다국적군 조종사들을 「인간방패」로 쓰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테러와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식 자살특공작전도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전술·전략은 압도적인 다국적군의 전력을 누르고 전쟁의 방향을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다.

테러나 자살특공작전은 거꾸로 이라크가 열세에 몰려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자백하는 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세인 대통령의 변칙적인 전술·전략이 전세계를 볼모로 잡아 재앙을 가져올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가 짙어가고 있다. 우선 문제되는 것이 「화공작전」이다.

후세인 대통령이 압도적인 다국적군을 막기 위해 구축해놓은 방어선은 인공모래언덕,탱크저지 구덩이,지뢰밭 등 통상적인 전술개념으로 구성된 부분도 있지만,기름을 흘려 불을 지르는 화공전술이 가장 무서운 방어장벽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위 사담라인으로 불리는 방어선뿐만 아니라,최악의 경우 이라크는 쿠웨이트 유전을 전면 폭파해서 지구에 「핵겨울」과 같은 재앙을 가져오게 할 것이라는 걱정도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화공전술은 이미 지난 22일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의 한 유정과 저유탱크에 불을 질러 사실상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서 나오는 거대한 연기는 이미 이란에 「검은 비」를 내렸고,2주일이면 북반구 전체에 퍼질 것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이라크는 또 다국적군의 쿠웨이트 상륙을 막기 위해 수백만 배럴의 기름을 바다 위에 퍼붓고 있다. 다국적군의 지상작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 지역은 거대한 자연파괴의 재앙 앞에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이라크가 화학탄을 어설픈 스커드·미사일로 쏘아 올리거나,비행기로 공중투하한다면 그 재앙은 전쟁지역 이상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크다.

뿐만이 아니다. 다국적군은 이라크가 가동해온 원자로 4기를 파괴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적인 개념으로는 원자로의 핵심부문에 강력한 보호장치가 돼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웬만한 폭격으로는 방사능 피해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막강한 화력이 투입되고 있는 이번 전쟁내용으로 볼 때 과연 이러한 상식이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불안한 노릇이다.

우리는 인류생존의 기반인 환경을 담보로 해서 무모한 화공전출을 위두른다면 이라크는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따라서 「환경전술」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를 확실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로서도 쿠웨이트 유전의 재앙이 우리의 환경에 끼칠 오염가능성에 대비한 환경대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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