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지 장기전으로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지난 17일 다국적군의 대대적인 바그다드공습이 시작됐을 때에는 이라크가 금방 궤멸될 듯이 보였으나 10일이 지난 요즘에는 이라크가 스커드미사일 공격도 하고 지상군이 여전히 버티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어 장기전이 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기전과 단기전의 구분은 어느 정도의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지 분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차피 무력의 우열이 처음부터 분명하고 이라크의 공군이나 육군이 지하에 깊숙이 숨어 있어 싸우러 나오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때 전쟁기간은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미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 등이 지금까지 말한 것을 종합하면 공중공격으로 이라크군을 못 움직이게 하고 보급을 끊어 전력을 약화시킨 후 지상공격을 하겠다는 것이 미군의 의도임을 알 수 있다. ◆소련 국방부의 발레리·미야스니코프 대변인은 이라크에 있던 소련군사고문들이 지난 9일 모두 철수했다고 말하고 블라디미르·크류츠코프 KGB 의장은 지난해 9월부터 이라크에 관한 「무엇인가 가치있는」 정보를 미측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라크군이 대부분 소련장비로 무장하고 있고 현지에 소련의 각종 전문가가 5천명이나 있었으니까 전원철수는 이라크에겐 불리한 상황이다. 값있는 정보를 미측이 이미 받았으면 작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국적군의 주축인 미·영군의 상당수는 NATO에서 소련장비에 대응하는 무기와 전술을 다듬어왔다. 그리고 사막 현지에서 5개월 이상 적응훈련도 했다. 거기에 이라크의 지하벙커공사에 참여했던 서구업체들과 KGB의 정보 등이 곁들여지는 모양이다. ◆쿠웨이트 지하에 숨은 이라크군을 공수부대 해병투입 등으로 협공하면 인명살상은 분명 늘어난다. 그러나 「전쟁」이고 보면 인명희생은 어차피 불가피하고 어떻게 피해를 줄이느냐에 다국적군 작전의 초점이 있을테고 지하에 감출 수 없는 활주로,레이다 시설 등에 대한 폭격과 복구도 그래서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땅 속에 있던 이라크군이 지표에 나올 때 결정적 국면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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