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주 폭격 후 지상전도 한달/다국적군측 결속력 약화 위험/이라크에 정통한 「이」 독자적 「직격」 필요 주장도이스라엘은 아랍권과의 오랜 전쟁 및 대치경험을 통해 이라크의 전력·전술에 가장 정통한 국가다. 특히 후세인 집권 후 이라크에 관한 정보를 축적하고 대응전략을 준비,미국이 따를 수 없는 상황분석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전문가들은 대부분 걸프전이 미국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초기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공군력을 포함한 이라크의 전력은 거의 손실이 없으며,미국의 전과발표는 판단착오와 과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앞으로 이라크의 전략목표 공습에 3∼4주,지상군 공습에만도 3∼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또 이라크는 이스라엘에 대한 심리적 충격과 걸프전 개입을 노린 미사일 공격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일부 전문가는 이스라엘의 독자적 정보능력과 수단에 의한 후세인에 대한 「직격」이 필요하다고 주장,주목을 끌고 있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의 걸프전 진단과 예상을 모아본다.
▲벤·엘리사르(이스라엘의회 국방위원장)=결코 쉽지 않은 장기전이 될 것이다. 다국적 연합군의 결속과 전력은 갈수록 약화될 것이다. 이라크 공군은 거의 손실이 없으며 작전능력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하룻밤에 5발 이상 계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 화학무기 폭탄을 싣고 자살공격을 감행할 조종사들도 갖고 있다. 요르단을 통한 지상공격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의 개입으로 다국적군의 결속을 위협할 가능성보다는 미국이 장기전으로 끌려가 결속이 흔들릴 위험이 높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아론·야리브(텔아비브대 전략연구소장·전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이라크 방공망과 경보체제,지휘체제를 분쇄한 뒤에야 지상군에 대한 폭격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최소 3주가 지나야 지상군 공격이 가능할 것이다.
후세인은 자신감에 찬 인물이다. 이스라엘과의 동시개전 위험도 감당할 수 있다.
그는 아랍국가로서는 최초로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스커드미사일의 실제적 위험은 제한돼 있다. 화학무기탄두를 장착할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핵무기는 없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은 스커드의 위협을 한층 감소시키고 있다.
결국 다국적군은 승리할 것이다.
▲힐슈·고드만(군사평론가·예루살렘리포트지 편집국장)=전략목표에 대한 공습에는 최소한 3∼4주가 필요하고 미사일 및 지상군에 대한 공습에 다시 3∼4주가 걸릴 것이다. 쿠웨이트 접경 35만 이라크 지상군과의 전투는 최소 한 달 이상 계속될 것이다. 후세인은 미국의 전략을 충분히 간파하고 있고,훌륭하게 대비해왔다. 전투기들은 방벽 속에 간직돼 있으며,활주로도 긴급보수능력을 갖고 있다.
미사일들도 고전적 방법인 가짜 미사일을 배치,미국의 화력만 낭비하게 됐다. 미사일 및 화학무기공장도 건재할 뿐 아니라 계속 가동되고 있다. 후세인 자신은 수백만 달러를 들인 핵방호 벙커에서 건재하다.
미국과 다국적군은 이라크 전략목표 분쇄에 필요한 정보와 화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20년간 이라크에 대한 대응준비를 펴왔고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
치명적 효과를 지난 무기로 족집게같은 직격을 가할 때가 왔다. 이스라엘은 이라크,시리아,요르단 및 이집트까지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슈로모·아비네리(히브리대 교수·전 외무부 정보국장)=후세인의 대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목적은 살상이나 파괴에 있지 않다. 정상생활의 파괴를 노린 것이다. 이 공격은 계속될 것이고,우리는 이에 적응해야 한다. 미국이 진정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라크군의 전쟁능력을 완전 분쇄해야 할 것이지만,후세인은 살아남기만 해도 승리하는 것이 된다. 쉽게 끝나리라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걸프전 이후 아랍세계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팔레스타인문제가 핵심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3개 아랍국에서 혁명이 있을 수 있다. 사우디 왕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전후 서방은 아랍세계의 국가간 빈부격차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시정해야 할 것이다. 후세인의 선동을 가능케 한 것은 가난한 다수인구 독재국가들과 부유한 소수인구 봉건왕조로 갈려 있는 아랍권내의 갈등이었다.
▲아세르·슈세르(텔아비브대 중동연구소장)=개전 직후 CNN에 의하면 이미 전쟁은 끝났었다. 이스라엘만이 흥분과 낙관을 경고했었다. 이 전쟁은 이슬람 대 미국의 전쟁이자,아랍세계와 서방의 전쟁이다. 알제리에서 걸프지역에 이르는 아랍대중은 후세인을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 전쟁은 쿠웨이트가 문제가 아니다. 중동의 전체구조가 걸려 있다.
▲아비그돌·벤갈(73년 욤·키푸르전쟁 당시 이스라엘군 기갑사단장으로 대이라크 탱크전 지휘)=이라크 공군은 대이란전에서 실전경험이 별로 없다. 그러나 육군은 전쟁으로 단련됐고,특히 사막전에 능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2차대전중 북아프리카 사막전이 마지막 경험이다. 미국의 초기작전은 시간낭비다.
첨단미사일과 폭탄이 목표에 맞는 대로 분쇄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모래 아래 깊숙이 방벽을 구축하고 있는 표적들이 쉽게 파괴되지는 않는다. 미국은 이라크 공군을 거의 건드리지 못했다. 지하의 화학무기 공장 등도 건재하다. 바그다드 대통령궁을 부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참호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이라크군에 대해서는 공중과 지상공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라크군의 약점은 너무 비대해 지휘통제가 어렵다는 데 있다.
▲예프라임·슈네(정보분석가·전 요르단강 서안지구 행정청장)=이라크의 군수시설 특히 핵능력이 파괴된 것이 중요하다. 후세인은 이 지역의 강대국 능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정책결정자들이 이 전쟁을 끝까지 밀고갈 결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80년 이란 인질 구출작전의 실패도 결의의 부족 때문이었다. 장비와 기술능력은 평가가 가능하지만 정책수행 결의는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텔아비브=강병태 특파원>텔아비브=강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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