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말 예능계 대학 교수들의 「레슨 바람」이 세상의 지탄을 받은 일이 있었다. 예를 들어 한 번 레슨에 사레금이 10만원,한 달에 80만원을 주는데 레슨이라야 고작 40분을 혼자서 친다고 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때 한 음악대학의 학장으로 있던 원로 연주가 한 사람이 맞받아치고 나섰다. 『언론이 굶주린 이리 떼처럼 음악대학 교수들을 만신창이의 흉물로 만들었다』고. ◆그는 『지나친 개인레슨이 교수사회의 총화를 저해한다』는 지적을 맞받아쳤다. 『대학교수란 작자들은 얼마나 옹졸하기에 남이 불로소득한 것도 아니고 기술전수에 대한 대가로 몇 사람의 동료가 좀 잘산다기로 배아플 것은 무어냐』고. 레슨 바람은 당연한 얘기지만 「부정입학」에 이어지는 조직적인 스캔들이란 데에 문제가 컸다. ◆예능계 대학의 비리가 12년 만에 또다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부정합격을 위해 몇천만 원을 쓰기 전에 이미 개인레슨의 끄나풀이 맺어진 관계에서만 뇌물도 통하는 것이니까 돈보따리는 더 큰 것이다. 멀쩡한 예술가로 행세하는 대학선생님도 그렇지만,돈보따리 들고 아들·딸을 꼭 대학에 넣겠다는 학부모도 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도대체 예능교육은 일반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하는 대학에서 맡을 일이 아니다. 예능교사 양성이 아닌 예술교육은 독립된 예술학교에서 하는 것이 마땅하다. 영재교육기관으로서의 음악학교·미술학교·무용학교를 만들 필요가 있다. 뛰어난 예술인은 굳이 학사나 석사·박사의 간판이 필요없을 것이다. 우리의 「대학병」을 완화하는 한 방편도 될 것이다. ◆하기야 병든 곳이 예능계 대학만은 아니다. 종합병원의 수련의가 되기 위해서,대학의 교수나 강사자리하나 얻기 위해서도 큰 돈보따리가 오간다고 했다. 또 국회의원들은 돈이 궁하면 해외나들이 아니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돈봉투」가 굴러들어오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더니,이 나라가 온통 「복마전」이 아닌가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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