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항금지·장기간 대기 등 일쑤/보험료도 최고 백배까지 껑충/유럽항로는 홍해 대신 남아 우회도 검토걸프수역 등 중동해역을 운항하는 국내선박들이 걸프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7일 걸프전쟁이 터진 뒤 걸프수역을 운항하는 국내선사의 선박들은 원유를 선적해야 하는 항구가 전쟁위험지역에 들어가버려 입항이 금지되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 장기간 대기하느라 계획수송에 차질이 빚어져 경제적·시간적으로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또 운항중 전화를 입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전쟁보험요율이 최고 1백배까지 뛰어올라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위험지역이 아닌 홍해 지중해 등 수에즈운하 해역을 항해하는 배들의 보험료도 20배 이상 뛰어올랐다.
해운항만청은 걸프지역의 국적선 운항통제기준을 만들어 지난 21일부터 각 선사에 이를 시달하고 선박통제를 하고 있다.
이 통제기준에 의하면 걸프수역에서 북위 28도15분 이북지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항만은 「위험지역」으로 항해와 입항이 금지된다. 북위 28도15분은 쿠웨이트 국경 남쪽 4백80㎞쯤인데 그 이북지역 중 이란 쪽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는 안 됐으나 전황이 더욱 긴박해지면서 사실상 운항이 어려운 위험지역이 돼가고 있다.
또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사이의 동경 52도를 기점으로 해 이서지역인 카타르,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 서부지역은 전황과 관계부처 협의를 토대로 항만 입항여부를 결정하는 「경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동경 52도 이동지역의 아랍에미리트,이란지역 항만의 입항은 전황이 현상태보다 악화되지 않고 안전운항에 지장을 주는 장애물 「기뢰」 부설이나 다국적군의 작전수행상 지장이 없을 경우에 허용된다. 단 원유수급부처와 사전협의된 물량의 원유를 수송하는 선박으로 전쟁보험에 들어 있을 때 운항이 허용된다.
25일 현재 걸프수역엔 아랍에미리트 동부 함리야항에서 원유를 선적중인 유공해운 유조선 유공코맨더호 1척이 있으며 호르무즈해협 밖 오만만엔 지난 21일 아랍에미리트 제벨나다항에서 원유 85만배럴을 싣고 빠져나간 호남 탱커유조선 호남토파즈호와 이란 카르그항 입항을 취소당하고 대기중인 현대상선 유조선 코리아배너호가 정박하고 있다. 또 벵골만 등에선 4∼5척의 국내선박이 중동해역을 향해 항해하고 있다.
걸프전쟁이 터진 지난 17일 밤 11시30분께는 사우디 주베일항에 있던 범양상선의 자동차운반선 오토챔프호(2만7천톤)가 한국선박으로서는 최초로 미 해군 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걸프수역을 빠져나갔었다.
해운항만청은 중동지역 항해선박 및 소속선사와 매 2시간마다 교신을 하고 있는데 각 선박에 대해 이상유무를 계속 보고토록 하고 중동해역에선 미 해군이나 다국적군의 정선명령에 순응토록 지시를 내렸다.
한편 한진해운 조양상선 등 극동유럽항로에 취항중인 선사들은 전황이 홍해지역에까지 확대되거나 이 지역 보험료가 현재보다 더 오를 경우 아프리카 남단항로로 우회할 뜻을 비치고 있어 걸프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선박들이 입는 타격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조성호 기자>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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