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회의원들의 뇌물외유와 서울대학의 입시부정이 항간의 새로운 화제가 되고 있다. 의원들은 청렴의 의무를 지닌다는 헌법규정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선량으로서의 윤리와 도덕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사회지도층이다.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의원들이기에 막대한 자금을 유관기관으로부터 받아 해외여행을 즐겼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그리고 대학입시 관리는 공정성이 그 생명임은 두말 할 필요조차 없다. 그 입시를 담당한 교수들이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고 성적을 조작하여 부정입학시켰다는 사실 역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일반국민들에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에 드러난 의원들의 뇌물외유나 에체능계의 대학입시부정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해오는 관행이요 공공연한 비밀인데 재수가 없어서 걸려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막대한 여비를 받았다고 자백하는 의원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은 의원도 있다」며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여행을 간다면서 막대한 여비를 받고서도 떠나지 않는 의원도 있다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관례적으로 상습적으로 받아온 의원들도 의원들이지만 아예 처음부터 그런 용도로 쓰기 위해 특계예산까지 마련해왔다는 기관의 관행도 작은 문제가 아니다.
뇌물용 자금이 공식적으로 예산에 버젓이 반영되어 있고 그 돈을 받은 의원이 한두 명도 아니고 수십 명이며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해마다 되풀이되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쯤 되면 제도적인 부정이요 구조적인 부패가 아닐 수 없다.
대학입시부정도 이번에 드러난 서울대학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오래전부터 해왔다는 게 정설이다. 오래전부터 널리 만연되었던 현상이라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놀라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반응들이다.
예체능계 입시에서 심사위원들이 돈을 받아먹고 성적을 올려주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의 비리이다. 그보다 한 차원 높여 학교재단에서 음성적으로 기부금을 받고 부정입학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재정난을 덜기 위해 할 수 없다고 솔직히 고백하고 있을 정도이니 그런 부정이 얼마나 만성화되어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그런지 기부금 입학을 제도적으로 양성화하자는 주장이 고개를 쳐든 지도 오래이다. 동시에 터진 이 두 가지 사건을 보면서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잘못된 관례가 너무나 당연한 상식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민원인과 관계공무원간의 유착이나 교사와 학부모간의 관계 등은 잘못된 관례의 대표적인 것이지만 너무나 오랫동안,너무나 광범위하게 만연되어 있어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상식처럼 인식되어온 잘못된 관례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의식구조를 혁명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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