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마다 각국의 최고통치자들 중에는 소위 「문제인물」 「문제아」 등이 으레 있어왔다. 이들은 예나 이제나 한결같이 고집불통의 괴팍한 성격에다 무자비한 독재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60년대에는 중남미의 뒤발리에 소모사 카스트로와 아프리카의 엥크루마 등이,70년대에는 이디·아민을 비롯,동구의 호자와 차우셰스쿠 등이 있었다. 80년대 이래로는 단연 이라크의 사담·후세인이 꼽힌다. 장장 40년 이상 집권하고 있는 북한의 김일성은 이들 「문제아」들의 대형격이 될 것이다. ◆김일성과 후세인은 비슷한 점이 너무 많다. 반대세력을 가차없이 처형하며 철권독재를 펴온 것 외에 남의 나라를 불법 침략했다가 국제군의 응징을 받은 것 등도 유사하다. 때문에 세계인들의 이목이 걸프전쟁에 쏠리고 있는 동안 우리는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이 중동사태를 이용하여 무슨 엉뚱한 행동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은 근년에 소련과 동구 각국의 민주개혁이나 이들 나라들이 한국과 수교를 하는 사태 때문에 생기게 된 개방압력에 시달려왔던 터에 걸프전쟁으로 한숨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호전적인 북한은 그들의 표현대로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전쟁」이지만 구경만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전쟁을 미 제국주의세력에 대한 아랍 피압박 민족의 투쟁으로 보고 이라크의 전황발표만 중점보도하고 있는 것. 더욱이 북한은 걸프전쟁과 관련,모든 선전기관들을 동원하여 대남모략·비방선전을 하고 있다. 즉 한국이 개전 직후 전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군의료진을 중동에 조기파견키로 한 데 대해 평양방송 중앙방송 및 노동신문 등을 통해 연일 「북침전쟁을 도발하는 범죄적 책동」 「베트남전쟁의 전철을 밟는 것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등의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소위 대남통일전선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의 성명을 통해 총리회담 등 남북대화를 중단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것. 아무려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북한이 오판을 저지르지 않도록 눈을 크게 뜨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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