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조물 떨어지고 외벽 검게 변색/“모네의 그림처럼 녹아 내려” 탄식세계제2차대전의 폭격과 불더미 속에서도 살아 남은 노트르담 드 루앙(루앙대성당)이 산성비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루앙대성당의 서면부식을 막기 위한 야심적인 계획을 맡고 있는 노르망디 북부 사적보호관리자인 이브·레스크로아르씨는 인상파 미술의 창시자 클로드·모네가 『이 성당을 마치 녹아내리는 것처럼 그렸듯이 루앙대성당은 현재 녹아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의 1백년 전 루앙대성당을 모델로 30여 편의 명작을 남긴 모네는 이들 작품에서 하루중 때에 따라 이 고딕식 건물의 전면이 가물거리는 빛과 색깔 속에 잠겨 있는 듯이 묘사했다.
이 성당의 외벽은 원래 옅은 갈색이었으나 프랑스 최악의 산업공해에 수십 년간 노출돼서 면이 검게 변했으며 잦은 비와 바람으로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때 뚜렷하게 드러나던 루앙대성당 동상들의 눈과 코는 특징없는 돌덩어리로 변했으며 성당의 정문은 떨어져 나가는 조각들을 모으기 위한 비계(건물을 지을 때 높은 곳에서 딛고 일할 수 있도록 장나무나 널판을 걸쳐놓은 시설)로 둘러싸여 있다.
레스크로아르는 『프랑스 북부지역 전반에 이와 똑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전쟁이 끝난 뒤 화학전이 찾아왔다』고 탄식한다.
노르망디에서 독일 국경선 사이의 산업지대에는 랭스와 샤르트르,보베,스트라스부르의 대성당들이 위치해 있는데 모두 2세대에 걸친 공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 성당들은 60여 개 이상의 화학공장과 정유소가 위치한 센강 계곡의 루앙대성당 만큼 큰 피해를 보고 있지는 않다.
루앙대성당 주변의 공장들은 하루 1백톤의 유황성분을 루앙과 르아브르항 사이의 습기찬 대기로 뿜어낸다.
이 오염물질은 잦은 비에 섞여 지상으로 떨어져 부드러운 황색돌로 건조된 루앙대성당의 석조물을 파괴하고 있다.
루앙대성당의 벽과 탑 가운데서도 서면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는 성당의 서면이 르아브르와 루앙교회 라쿠론산업지대의 산성비와 공해를 몰아오는 서풍에 무방비상태로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산은 섬세한 석조물에 달라붙어 검은 얼룩을 만들며 이것이 점차 확산되고 돌 속에 깊이 침투해 파열시키는 작용을 한다.
루앙사원의 장·라르셰(57) 원장은 보베대성당의 첨탑 다음으로 높은 1백50m 첨탑을 받치고 있는 석조부벽을 집게손가락으로 가볍게 훑은 뒤 묻어난 흰가루를 방문객들에게 내보이면서 『돌이 얼마나 약한지 보십시오』라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석조물은 부식하게 마련이나 루앙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의 이 같은 과정은 전쟁과 공해로 가속화돼 왔다.
영 공군은 2차대전 당시인 44년 4월19일 밤 실수로 루앙대성당 주변에 7개의 폭탄을 떨어뜨렸는데 이 폭격으로 루앙대성당 남벽의 대부분이 부서지고 첨탑을 받치고 있는 4개의 기둥 가운데 하나가 붕괴됐다.
또한 전쟁중 성당 주변에서 발생한 두 건의 화재로 이 성당의 가장 오래된 부분인 셍로멩탑이 대부분 검게 그을렸다.
45년이 지난 현재 2차대전의 피해는 모두 복구됐으며 레스크로아르와 건축가 미셸·랑쳉은 관심을 서면 쪽으로 돌려 오는 봄부터 5개년 복원계획에 착수할 계획이다.
고고학자들은 처음 1년 동안 서면에 부드럽게 물을 뿌려 산을 중화시킬 계획이며 과학자들은 산이 얼마나 깊게 침투해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석조물에 대한 화학실험을 할 예정이다.
그 다음에는 검은 얼룩을 최대한도로 씻어내고 석조물 보호약품을 바를 계획이며 이 같은 작업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석조물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동상은 인근 박물관에서 보관할 계획이다.<루앙(프랑스) ap="연합">루앙(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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