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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12,000회 출격… 전과엔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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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12,000회 출격… 전과엔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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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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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7일만에… “세계전사 대기록”/미사일·공군기등 큰 피해 없어/미군도 “목표 80% 파괴”서 후퇴/악천후 점차 가셔 이라크에 더 불리한 상황 전개이라크와 쿠웨이트내 전략거점에 연일 소나기식 폭격을 퍼붓고 있는 다국적군의 출격횟수가 23일로 1만2천회를 돌파했다.

개전 7일 만에 이루어진 이같은 출격기록은 월남전이 한창일 때 미 공군이 1년 동안 기록한 출격횟수와 맞먹는 엄청난 것으로 세계전사에 남을 만하다.

다국적군은 1만2천회 출격을 통해 과연 어느 정도의 전략적 성과를 거두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다국적군 전과는 사막의 모래바람에 가려진 듯 아직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개전 초기 다국적군 공습은 눈부신 전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소식통들은 다국적군이 7백여 대의 이라크전투기 대부분을 파괴하고 비장의 무기인 스커드미사일·생화학무기·핵시설물 등에 치명타를 가했으며 정예 공화국수비대에게도 큰 피해를 입혔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다국적군의 전과는 턱없이 과장된 사막의 신기루였음이 속속 드러났다.

다국적군 전과의 허상을 극명히 노출시킨 것이 18일 이후 매일 반복되는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이다. 이라크는 22일까지 30발 이상의 스커드미사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공격했다.

당황한 다국적군은 18일 이후 이동식 스커드미사일 발사대 사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파괴가 확인된 발사대는 10대 정도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파괴된 발사대 중 상당수가 가짜라는 분석마저 나와 다국적군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라크의 미사일 전력은 40대의 이동식 발사대와 50대의 고정식 발사대에 1백∼2백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미 군당국은 아직 고정식 발사대에서 사격된 미사일이 없다는 점에서 공정식 발사대는 대부분 파괴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이라크전투기의 피해상황도 오리무중이다. 다국적군은 당초 주장에서 후퇴,파괴가 확인된 이라크전투기는 17대뿐이라고 수정했다.

반면 서방군사분석가들 중에는 이라크전투기의 15%,혹은 1백∼1백50대 정도가 폭격 또는 공중전으로 파괴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다국적군의 초기 공습이 전격적으로 시작됐고 특히 공군기지에 집중됐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분석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아직도 상당수의 이라크전투기가 공습이 미치지 않는 지하 격납고에 숨어 있는 것은 분명하며 이 점은 다국적군측도 인정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1일 이라크가 웬만한 폭격에는 미동도 않는 초현대식 방공 격납고를 전국 8개소에 갖고 있어 이곳에 전투기를 대피시켰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본 교도통신은 영국 군사소식통을 인용,이라크의 화학·생물무기,전투기 등 주요전력이 대부분 견고한 지하시설에 대피,온전하며 공군활주로도 다수가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라크군이 앞으로 있을 지상전에 대비키 위해 지금까지 반격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도 이라크가 이미 파괴된 지상활주로의 20%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지상 활주로가 계속 폭격목표가 되고 있는 항공통제시설도 상당부분 파괴됐기 때문에 이라크 공군력이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국적군 공습에 대한 회의적 평가는 미군 지휘부에서도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미 합참 작전국장인 토머스·켈리 중장은 『다국적군이 공습을 통해 목표물의 80%를 파괴했다』고 주장해왔으나 최근에는 『80%의 성공률은 전투기가 목표지점에 도달,사격을 했다는 의미』라고 발뺌을 했다. 또 매코넬 정보국장은 『후세인이 여전히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이같은 회의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다국적군의 공습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 동안의 공습으로 주요 군사시설·통신시설·핵시설 등이 대거 파괴된 사실은 현지인이나 잔류한 서방 보도진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사실 다국적군의 공습목적은 이번 전쟁의 승세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번 기회를 통해 군사강국으로서의 이라크의 전력을 철저히 파괴한다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동안 다국적군의 공습을 방해하던 악천후가 최근 걷히고 있어 공습의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배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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