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해제후 청년층에 급속 확산마약퇴치문제가 전세계적인 골칫거리로 등장한 가운데 오랜 유학의 전통을 유지해온 대만도 마약에 중독된 젊은이들이 급증,대만정부가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실 대만은 최근 중국정부와의 관계가 완화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본토 수복을 위한 대대적인 사회통제정책을 실시한 「덕분」에 마약문제 같은 사회부패현상은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합법적인 야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운동이 거세지면서 지난 87년 계엄령이 전격해제되자 마약을 찾는 젊은 층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만경찰당국에 적발된 마약사범은 총 1천2백건을 훨씬 넘어섰는데 이는 89년에 비해 무려 21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대만경찰의 한 마약범죄관계자는 『대만도 이제 심각한 마약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사태는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한 뒤 『전에는 마약사용자들이 거의 지하범죄조직과 연계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일반시민들까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만에서 가장 만연하고 있는 마약은 「암페타민」이란 신종 각성제로 지난해에만 1천85㎏의 암페타민이 당국에 압수되고 2천여 명의 마약사범이 체포됐다.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각성제의 일종인 암페타민이 대만에서 본격적으로 불법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초 대만정부가 마약을 해외에 불법 수출하는 지하폭력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즉 해외의 마약조직과 연계된 대만 폭력조직이 당국의 감시가 강화돼 대만에서 밀조된 마약의 수출이 불가능해지자 국내처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대만 보건부의 마약전문가는 『지하조직이 전에는 마약을 밀수출만 했으나 최근엔 국내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사치·향락산업이 어느 나라 못지않게 번성하고 있는 대만의 젊은이들은 디스코테크,오락실,술집 등 위락시설에서 암페타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정이다.
또한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암페타민과 함께 마리화나나 코가인 같은 기존의 마약들도 대만사회에 급속히 파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단속할 당국의 단속인력과 재원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새 마약규제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암페타민은 불법적인 것이 아니었으며 성적 향상을 위해 암페타민을 복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젊은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암페타민은 장기적으로 과다하게 복용할 때 혼수상태나 경련,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편집증과 피해망상증을 초래해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페타민의 무절제한 남용이 마약중독에 버금가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과 함께 코카인 등의 기존마약까지 대만에 급속히 확산되자 대만당국은 대대적인 마약퇴치캠페인을 벌이면서 추가적인 마약단속법규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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