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미 등 비난받고 “궁색한 번복”다국적군내에서의 프랑스 입장은 프랑스가 국제정치적으로 보여온 「독특함」에서 이탈해 있지 않다.
프랑스의 미테랑 정부가 당초 쿠웨이트의 해방까지는 다국적군의 전략에 따르지만 이라크 영토에 대한 작전참가는 유보한다는 입장을 취하자 야당과 미국 등 우방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아왔다.
그래서 마지못한 미테랑 대통령은 걸프전쟁 돌입 4일째인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프랑스의 작전범위는 이라크에도 금지되지 않는다』고 공표함으로써 일단 서방 연합국과 야당의 의혹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프랑스의 「고뇌」는 사라진 게 아니다.
지스카르·데스탱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프랑스민주연합 당수)은 『프랑스정부는 걸프지역에서의 작전을 쿠웨이트로 국한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2차대전 당시 프랑스로 진군한 미군이 마치 독일 공격을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비유하면서 걸프전쟁에서의 어중간한 미테랑 정부의 입장을 비난했다.
또한 보수야당을 지지하는 유력지 피가로지도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프랑스의 정책이 왜 필요한가」라고 지적한 뒤 『다른 연합군이 최악의 시나리오(이스라엘 개입)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는 추위를 타는 태도에 만족할 수 있는가』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우방 중 특히 영국 언론은 프랑스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영국의 대중지인 데일리스타는 『프랑스인들은 어디 있는가』라고 프랑스의 어정쩡한 태도를 비꼬았고 선지는 한술 더떠 유머란에 프랑스를 「이 전쟁 속 한구석에 박혀 있는 척추없는 개구리」라고 빗댔다. 이 독설에 프랑스 외교관들은 발끈해 항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프랑스내 한 이스라엘 의사는 『프랑스가 걸프전쟁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이라크로부터 거액의 외상값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빈정댔다.
걸프전에서의 프랑스 입장에 대한 이런 「오해」는 전투 개시 전 미·불간의 작전협의서에 프랑스군의 임무가 쿠웨이트에 국한됐다는 설이 보도되면서부터였다.
사실 프랑스의 기본입장은 지금까지 전쟁이라는 최악의 수준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프랑스는 또 군사작전의 목표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쿠웨이트의 해방과 주권회복에 있지,이라크에 대한 파괴가 아님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해왔다.
그러나 프랑스의 미묘한 태도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테랑 대통령은 전쟁이 수주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후세인을 죽이거나 재판에 회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프랑스는 유엔이 요구한 것 이외에는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프랑스는 국제기구의 결의와 위임에 따라 이를 집행할 뿐이며 프랑스는 결코 반회교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했다. 프랑스의 입장은 역시 독특하고 미묘하다.<파리=김영환 특파원>파리=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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