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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외교 개선방안/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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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외교 개선방안/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1.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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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무분별한 집단 외유가 일반 여론의 지탄을 받아온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해마다 각 상임위별로 혹은 각국과의 의원친선 협회별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그럴 듯한 명분을 붙여 외국을 돌아다니는 게 소위 의원외교라는 이름의 외유이다. 그 동안 의원외교가 비난을 받아온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의원들의 해외나들이가 모두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임위나 친선협회별로 떠나는 단체여행이란 거의가 목적이 떳떳하지 못한 관광이나 유람이 대부분이다. 그런 여행이 자비가 아니라 바로 국민의 세금인 예산으로 이뤄진다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국가예산으로만 가는 게 아니고 의원이 속한 상위와 업무상 관련이 있는 부처나 산하기관 단체협회 등으로부터 공적 사적으로 여비보조를 받는 게 상식이요 관례처럼 되어 있다. 이번에 물의를 빚은 상공위의 이재근 위원장 일행은 예산을 쓰지 않고 자비여행을 했다면서 상공위의 소관단체인 자동차공업협회와 무역협회로부터 10만달러의 거액을 받았는데 이쯤되면 자비여행이 국비여행을 뺨치는 셈이다. 일반 서민들은 이를 보고 무엇을 느낄까.

의원외유가 비난을 받아온 것은 비단 여비조달에 얽힌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과소비 호화쇼핑 해외주재 공관이나 호텔 비행기에서의 추태 등 품위문제도 적잖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말썽이 이 정도까지 온걸 보면 이제 의원외교라는 이름의 외유를 전면 개선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너하나 나하나」 식의 나눠먹기여행,무더기 공짜여행은 이제 지양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예산안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권한이 국회에 있다고 해서 예결위를 비롯한 각 상위에 자신들의 여행경비를 일률적으로 숨겨주는 짓은 이제 그만두어야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의원외교는 목적과 명분이 뚜렷하고 누가 보아도 국비를 쓸만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한해서,자격있는 의원들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

지금처럼 막연하게 유럽이다 미국이다 하고 마음내키는 대로 떠날 게 아니라 현안이 걸려있는 나라를 우선 선택하고 장차 문제가 일어날 우려가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가는 의원도 나눠먹기 식이 아니라 외교목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인선해야 효과적일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노는 의원외교」를 「일하는 의원외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회안에 「의원외교심사위」를 설치해야 한다.

의장단을 중심으로 각 정파와 각 상위대표들로 기구를 구성하여 우선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심사위가 케이스별로 엄격하게 심사를 한 뒤 허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에서 의원외교활동을 벌이고 귀국한 뒤에는 반드시 국회 본회의에서 그 성과와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절차를 잊지 말고 규정해야 한다.

이러한 사전 사후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해서 의원외교활동을 벌인다면 한층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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