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음대 입시부정/목관악기 8명중 4명 뇌물합격

◎실기심사 7명 억대받아/타대학 교수·학부모 9명 구속올해 서울대 음대 입시에서 실기고사 심사위원들이 학부모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목관악기부문 총 정원 8명중 4명을 부정합격시켜준 사실이 드러났다.<관련기사 22면>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 부장 문세영·조동석 검사)는 22일 91학년도 서울대 음대 기악과 관악전공 목관악기 부문 실기고사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서울시립대 음악과 조교수 채일희씨(38) 등 7명 전원이 수험생의 학부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높은 점수를 주어 4명을 부정합격 시켜준 사실을 밝혀내고 채씨 등 심사위원 6명,중간에서 청탁한 목원대 음대 조교수 최강호씨(47),학부모 2명 등 모두 9명을 배임수·증재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심사위원 박중수씨(48·한양대 음대 전임 강사)와 학부모 윤석희씨(51·여) 등 2명을 수배하고 최씨의 부인 양혜숙씨(41)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서울대측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검찰에 의하면 구속된 서울시립대 조교수 채씨는 지난해 12월22일 실시된 서울대 음대 기악과 관악전공 목관악기부문(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 등 각 정원 2명) 실기고사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뒤 수험생 2명에게 높은 점수를 줘 합격시켜주고 학부모 김정숙씨(42·여)로부터 5백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4천5백만원을 사례비로 받은 혐의다.

목원대 조교수 최씨는 고사당일 아침 김대원씨(36·구속·연세대 음대 강사) 등 7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을 알아내고 전화를 걸어 부인 양씨의 제자인 김정숙씨 등의 자녀를 합격시켜 주면 1천만원씩 주겠다고 부탁한 뒤 합격하자 학부모 김씨로부터 받은 1만원권 현금 8천5백만원중 심사위원 6명에게 4천7백만원을 나눠주고 나머지 3천8백만원은 자신이 챙겼다.

서울대 음대 실기고사는 80년부터 교육부가 주관하는 공동관리제로 실시돼 고사당일 다른 대학교수·강사들 중에서 심사위원이 선정되는 데 일단 선정되면 즉시 상호연락을 통해 청탁과 함께 금품수수를 약속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실기고사장에는 수험생과 심사위원이 서로 알아볼 수 없도록 칸막이 커튼이 쳐져 있으나 자신이 지도했거나 다른 사람이 지도해 부탁한 수험생의 연주기법이나 음색·손짓·몸짓 등 미리 정한 신호를 통해 청탁받은 수험생을 알아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적발된 사람은 대학교수 3명,강사 5명,학부모 4명 등 12명이며 심사위원 7명이 받은 돈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1억2천3백만원에 이른다.

부정합격자는 B의료기상사 사장,세무서직원(7급),마산의 모실업가,상명여대 강사이자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문명자씨(46·여)의 자녀 등 4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자는 다음과 같다.

▲채일희 ▲김대원 ▲성필관(33·한양대 강사) ▲최기창(54·중앙대〃) ▲이정건(45·경희대〃) ▲문명자 ▲김정숙 ▲최강호 ▲김춘자(52·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