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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인간방패」에 온세계 전율/후세인의 속셈과 각국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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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인간방패」에 온세계 전율/후세인의 속셈과 각국의 반응

입력
1991.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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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모면·반전여론 겨냥이 역효/미 여론 “분노” 일색… 단결·강경 촉진/후세인 잔인성 연결… 최대악수될 듯/양국 개전 후 첫 외교적 접촉의 계기되기도개전 6일째를 맞은 걸프전쟁은 이라크의 「인간방패」 전략선언으로 새로운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라크의 인간방패 전략◁

이라크는 21일 개전 이후 포로로 잡힌 25명의 다국적군 조종사들을 ▲민간인 지역 ▲경제시설물 ▲교육시설과 기타목표물 등에 배치,다국적군의 공습을 막겠다는 이른바 「인간방패」계획을 발표했다.

이라크가 「인간방패」 전략을 구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쿠웨이트 침공 직후인 지난해 8월16일에도 서방민간인들을 「다국적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주요 전략거점에 「인질」로 분산 배치한다고 밝힌 후 12월6일 전원 출국허용 조치를 단행할 때까지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이라크가 범세계적인 비난여론을 불러일으켰을 뿐,전략적 효과도 그다지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 이 「인간방패」 전략을 또다시 구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연일 대대적으로 계속되는 공습을 다소나마 둔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아울러 「인간방패」 전략을 발표하면서 밝혔듯이 다국적군의 공습이 군사적 목표물에만 한정되지 않고 민간인 지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심리전적」인 측면도 내포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개전 첫날 다국적군의 폭격은 군사적 목표물에 국한됐으나 둘째날부터는 선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미군 당국도 시인하고 있는 바다.

이렇게 된 데는 「스커드미사일 쇼크」가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라크의 계산은 다국적군을 겉으로야 비난하겠지만 비전략적 목표에 대한 폭격은 자제할 것을 기대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궁극적 목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라크의 1차 「인간방패」 전략은 실패했다는 것이 서방측의 중론이지만 이라크는 나름대로의 소득을 거두었다고 판단했음이 틀림없다.

이라크가 민간인들을 인질로 삼았을 때 서방은 한목소리로 비난을 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초기의 단결된 모습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프랑스,독일,일본 등 각국은 전임총리를 내세워 개별적으로 인질을 구출해냈고 그때마다 미국은 해당국의 대이라크정책이 변함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느라 별도의 외교적 노력을 할애해야겠다. 장기항전을 각오하고 있는 이라크는 앞으로 지상전 전투과정에서 많은 다국적국 포로가 발생할 경우 포로안전문제를 놓고 다국적국의 여론이 분열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후세인은 또 「인간방패」 전략이 미국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물론 반전무드를 부채질하는 심리전 효과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포로현황◁

다국적군은 이라크 공습과정에서 지금까지 17대의 전투기가 격추되고 미군조종사 11명을 포함,22명이 실종·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는 「인간방패」 전략선언과 함께 25명의 조종사를 포로로 잡고 있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신원이 확인된 포로는 21일 이라크TV에 모습을 나타낸 7명이다.

미군 3명,영국군 2명,이탈리아·쿠웨이트군 각각 1명인 이들 TV출연포로들은 한결같이 다국적군의 이라크 침공을 비난하고 있어 다국적군 포로들이 제네바협약에 따른 「정당한」 포로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란의 IRNA통신은 다국적군 포로 수명이 바그다드 시내를 행진했으며 이들 중 수명은 눈이 가린 채였다고 보도했었다.

한편 다국적군의 이라크군 포로는 모두 23명으로 이들 중 일부는 쿠웨이트 국경지대에서 간헐적으로 계속된 포격전 과정에서 생포된 것으로 발표됐다.

▷미국의 반응◁

이라크가 다국적군 포로들을 「인간방패」로 삼겠다고 선언한 직후 미국조야의 여론은 「분노」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조지·부시 미 대통령은 2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인간방패」 전략이 ▲이라크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격정책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미국의 여론을 단결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이라크군부 지도자들을 전쟁종결 후 전쟁범죄자로 기소할 방침임을 시사하기도 하는 등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지도부가 이 문제에 대해 흥분하고 있는 것은 포로조종사들의 안전과 다국적군에 가져올 사기저하에 신경쓰는 점도 있지만 사담·후세인의 포로정책을 그의 「잔인한 이미지」에 연결,국내외 여론을 반이라크 쪽으로 환기시켜려는 목적이 보다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국민들은 20일 CNN TV를 통해 포로들의 모습이 처음으로 비춰지자 월남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착잡한 분위기였으나 다음날 「인간방패」 전략이 선언되자 분노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미­이라크 접촉◁

포로문제의 발생은 양국의 외교적 접촉이 개전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미 국무부는 19일 미국 주재 이라크 대리대사를 불러 미 정부가 이라크의 전쟁포로들을 인도적으로 대우할 것을 약속하는 각서를 전달했다. 포로들의 TV출연과 「인간방패」 전략이 선언된 20,21일 미국정부는 이라크 대사 관무관을 불러 이라크군 포로에 대한 취급방침을 설명하고 다국적군 포로에 대한 이라크 당국의 비인도적인 대우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유동희 기자>

◎포로대우등 규정… 이라크도 가입/“폭력·위험 등으로부터 보호돼야 ”

▷제네바협정◁

제네바협정이란 194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된,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보호에 관한 일련의 조약을 말한다. 이 협약은 전쟁 기타 무력분쟁의 경우에 부상자 병자 평화적인 민간인 등을 전쟁의 참화로부터 보호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미국과 이라크를 포함,현재 1백64개국이 가입한 제네바협정은 「포로의 대우에 관한 조약」 「전시에 있어서 민간인 보호에 관한 조약」 「전지에 있는 군대부상자,병자의 상태개선에 관한 조약」 「해상에서의 군대부상자 병자 및 조난자의 상태개선에 관한 조약」 등 4개 조약으로 되어 있다.

이라크의 「인간방패」 전략과 관련,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쟁포로는 폭력이나 협박,모욕 및 대중적 호기심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포로의 대우에 관한 조약」 제13조 및 『전쟁포로는 공습이나 기타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당사국 민간인과 같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제23조 위반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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