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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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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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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쟁」의 발발을 전후해서 우리 사회에 두드러진 현상중의 하나는 강력범죄사건이 줄었다는 것이라고 한다. 치안본부 집계를 보면 지난 10일부터 전쟁이 터진 이틀 후인 19일까지 10일 동안 강도사건은 하루평균 11.2건으로 지난해 동기 평균 13.3건보다 2건 이상 줄었다. 절도사건은 작년의 2백63.2건보다 절반이 안 되는 99건,폭력사건도 4백66.7건에서 4백1건으로 65건 이상 감소했다는 것. ◆강간사건은 지난해 평균 11.6건에서 3분의1 정도인 4.4건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혁명기나 전시와 같은 대변혁기에 전쟁이나 권력과 같은 「큰 폭력」이 대두하게되면 범죄꾼들의 「작은 폭력」은 움츠러들게 마련이라는 사회학적 설명을 뒷받침한다고나 해야 할 것인지-. ◆또한 사람의 심리는 묘한 것이어서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이 닥칠수록 생에 대한 애착심이 강해진다는 심리학자들의 풀이도 있다. 그것은 평화스럽고 살기 좋은 때는 자살자가 급증하다가도 전쟁이 터진다거나 흉년이 들어 굶어죽게 될 위기상황이 닥칠수록 자살자는 거의 없게 된다는 현상과도 어떤 연관관계가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전쟁이나 위기상황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긴장시킨다. 인간의 심리 중에는 편안함보다는 불안이,나태함보다는 긴장이 때로는 유익할 경우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게 된다. 그 불안이나 긴장이 이겨낼 수 없을 정도여서 패닉현상으로까지 발전할 정도가 아니라면 그것들은 오히려 발전의 요인이 되기도 하고 위기극복을 해낼 수 있는 의외의 힘을 발휘케 할 수 있다할 것이다. ◆「걸프전쟁」의 여파로 우리 사회의 범죄가 잠시 주춤했다고 해서 경찰은 민생치안태세를 느슨히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비록 우리에게는 「먼 전쟁」이기는 하지만 얼마뒤에는 범죄가 다시 살아나 극성을 부리게 마련이라는 필연적인 예측을 놓고 볼 때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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