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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에서 내실국회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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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에서 내실국회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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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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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처음 열린 임시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결코 탐탁치가 않다. 작년 정기국회는 5개월간 야당의 등원거부소동 후 뒤늦게 정상화된 뒤에도 정부가 제출한 새해 팽창예산을 수박 겉핥기로 거의 그대로 처리했고,국회가 폐회되자마자 짜기라도 한 듯이 각종 공공요금이 무더기로 인상돼 일반물가의 등귀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빚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말연초에는 의원외교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임에도 1백여 명의 여야 의원들이 의원외교 외국제도연구와 현지 시찰 등의 명목으로 상당수는 부인까지 동반,그야말로 외유를 만끽하지 않았는가.걸프전쟁이 터지자 국민들은 가슴을 죄며 전황을 지켜보고 있는 동안에도 많은 여야 의원들은 파리 빈 런던 로마 등지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기다 현지 상인들로부터 「어느 나라 국회의원들이냐」는 빈축까지 샀다는 소식에는 분노마저 치밀게 한 것이다. 바로 이런 의원들의 대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국회,국리민복보다 당리당략과 자신의 인기관리에 더 급급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국회에 대해 과연 오늘같은 난국과,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 위기극복 처방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국민들의 감정인 것이다.

이제 정치권은 대오각성해서 이번 임시국회 활동을 통해 국가적 위기를 맞았을 때 국회가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사심없이 진력한다는 것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 여기에는 여야가 당략적 자세를 털어버리고 모두가 국익 우선이라는 순수하고 진지한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야당으로부터 전투병력 파견을 않는다는 다짐요구가 있었지만 임시국회 벽두에 군의료진 파견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유엔결의를 준수한다는 정신을 구현시킨 1차적 노력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여야는 이번 국회에서 다음의 몇 가지를 반드시 성사시켜 「내실국회」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첫째 걸프전쟁에 따라 경제 사회 민생 등 각 분야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안보 등 종합대책을 마련,정부시정에 반영토록 해야 한다.

둘째 이번 국회회기 동안 국가보안법 안기부법 경찰중립화법안 등 이른바 정치입법을 개혁적 차원에서 반드시 개정 또는 입법해야 한다. 13대국회 출범 후 3년이 가까워오도록 민주화시대에 아직도 이들 법안을 손질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여야 모두의 직무태만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국가유지 및 국민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여야가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고 또 시대변화에 부응할 수 있게 개정하는 게 긴요하다.

끝으로 지방의회 의원의 공명선거를 위해 관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여야는 요즘 입만 열면 공명선거를 운위하고 또 공명선거를 위한 협력기구 구성을 합의했지만 이의 실효를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가 진정으로 공정한 선거를 바란다면 감시,관리기구인 선거관리위의 사찰권한을 대폭강화시키는 것이 지름길이다. 지방선거법과 선거관리위법을 고쳐 선관위로 하여금 사전선거운동을 한 출마희망자를 가려 입후보 등록을 하지 못하게 하고 또 일단 등록 후 불법운동 사례를 적발했을 때에는 가차없이 후보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선거운동방법을 조금 완화하고 또 불법사례를 사직에 고발하는 것으로 공정관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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