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즘이 맹위를 떨쳤던 시기는 지난 1960년대였다. 민간여객기가 납치되거나 폭파되었고 주요 목표물이 무차별로 폭탄공격을 받았다. 한동안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은 국제테러의 주역은 PLO와 일본의 적군파였다. 그들의 수법은 전율을 일으킬 만큼 냉혈적이고,증오로 가득찼다. 테러의 공포감은 심리적으로 전쟁에 비견한다. 순간의 충격으로 따지면 더 무서울지 모른다. ◆근대식 테러리즘은 프랑스혁명의 공포정치에서 비롯된다. 19세기에 소련의 혁명단체가 이것을 계승하고 2차대전의 레지스탕스운동도 테러리즘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의 투쟁에서,PLO는 거의 테러라는 무기에 의존하였다. 이스라엘도 이에는 이,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맞섰다. 엔테베작전의 신화도 이런 가운데 태어난 것이다. ◆전 세계가 걸프전쟁의 뉴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테러에 대한 경계령이 거듭 내리고 있다. 회교혁명 세력이 언제 어느 틈을 뚫고 허를 찌르는 공격을 감행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서양어의 암살자라는 단어는 아랍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십자군 시대에 이 말이 유럽 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테러리즘의 유산은 기회가 생기면 얼마든지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걸프전쟁이 예상을 할 수 없게 전개됨에 따라 국내의 분위기도 조용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소비의 자제와 생활의 절제풍조가 완연하다. 번화가와 유흥가의 네온사인이 빛을 잃어간다. 명절 때 같지는 않았지만 지난 휴일의 거리와 교통은 근래에 드물게 한산하기만 하였다. 중동의 전화가 우리에게 정신을 바짝 차릴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속전속결이거나 장기전으로 번지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될 줄 안다. 군의료지원단이 공식으로 파견되면 어떤 불의의 위협이 가해질지 예측 못한다. 「테러리즘의 미사일」에 허를 찔리지 않게 하늘에서 지상에서 만전책을 강구해나감이 필요하다. 막연히 우리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너무나 안이한 자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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