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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시험 두번의 효과는/대입시 개선안 여론 더 들어봐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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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시험 두번의 효과는/대입시 개선안 여론 더 들어봐야(사설)

입력
199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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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뽑는 일에 대학의 자율권한을 대폭 허용하는 내용을 골격으로 하는 「대학입시제도 개선 최종안」이 마련됐다고 한다.21일 교육부가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을 요약해보면 ①고교 내신성적 40% 이상 반영 ②언어·수리탐구·영어 등 3개 교과영역에 대한 대학수학능력 적성시험 2회 실시 ③2∼3개 전공 기초과목에 대한 대학별 고사실시를 주축으로 하는 대학입시제도를 올해 신학기에 고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94학년도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최종개선안」은 얼른 보면 상당히 새로워진 것 같기도 하고,현행 「대입시제도」의 문제점을 크게 보완개선한 듯하며 대학의 「학생선발권한」에 자율권한을 거의 다 되돌려준 것 같이도 보인다.

원칙적인 개선방향과 「학생선발권한」을 대학에 반환해주겠다는 정책의지에 대해서는 우리도 생각을 같이한다.

하지만 「이 최종개선안」에는 자체적인 논리모순과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정책당국자의 안이한 자세가 드러나 있으며,그로부터 야기될 부작용이나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때문에 우리는 몇 가지 문제점을 더욱 신중히 검토해서 보완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첫째는 적성시험을 구태여 「고교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에 걸쳐 꼭 2번 실시」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문제다. 고교 3년 동안의 실력을 현행의 학력고사처럼 단 1번으로 평가하는 데 대한 불합리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시험횟수를 2회로 늘리고 그 중에서 좋은 성적으로 대학진학의 자료로 삼게 하자는 발상의 배경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시될 94학년도에는 대학진학 희망자가 1백만명을 넘을 것이다. 그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2차례나 「적성시험」이란 시험지옥에 몰아넣는 대가로 생기는 효과는 무엇이란 말인가. 한 번의 시험 때 실수한 극소수 학생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수험생에게 합격의 기회를 늘려주는 것은 아니다. 출제와 관리를 담당할 중앙교육평가원의 업무부담의 증가까지 생각해보면 결국 현행의 학력고사를 두 번씩 치르는 것과 같은 과중한 부담을 자초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이 적성시험 성적의 반영비율을 대학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이라면,경우에 따라 별로 소용도 없게 될 「적성시험」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 및 시험관리자들에게 불필요한 부담과 불안을 안겨줄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이 문제만은 다시 국민여론을 듣는 절차를 밟았으면 한다. 둘째는 학생선발권한의 대학 회귀는 당연히 지향해야 할 정책의 방향이지만,그렇다고 해서 아직까지도 입시부정을 일삼는 대학들에게까지 한꺼번에 「학생선발권한」을 되돌려주는 것도 생각해볼 과제일 것이다.

여건을 갖춘 대학들에게는 학생선발에 관한 권한 모두를 넘겨줘도 무방하지만,그렇지 못한 대학들에게는 여건을 갖출 때까지 「자율권한 반환」을 잠정적으로 유보하는 차등적 조치도 고려해볼 일인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학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입시개선최종안」은 한 번 더 여론을 듣는 신중을 기해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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