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일부는 방독면없이 외출/TV 토론등 “실리 택하자” 우세【텔아비브=강병태 특파원】 이라크 미사일 공격이 시작된 지 나흘째를 맞은 21일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전역은 조금씩 정상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21일 상오 「공습경계령」을 완화,텔아비브 수도권 지역과 북부 하이파항 일원을 제외한 전국에 대피령을 해제했다.
텔아비브 수도권과 하이파항 일원에도 대중교통수단과 병원·은행·우체국·주유소 등 긴요한 공공서비스시설을 정상화시켰다.
그러나 각급 학교 휴교령은 계속되고 있으며 모든 국민들은 방독면을 24시간 휴대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군당국은 19일 새벽의 2차공격 이후 만 하루가 지나도 추가공격이 없자 20일 하오부터 미사일 공격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남부지역과 농촌지역에 대해 직장복귀를 지시,텔아비브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생필품 구입을 위한 시민들의 외출이 허용됐다.
그러나 군 대변인인 나흐만·사이 준장은 20일 저녁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방어범위는 제한돼 있으며 이라크는 공격능력이 완전 소멸되기 전에 추가공격을 감행할 위험이 있다』며 외출 자제를 촉구했다.
이츠하크·샤미르 총리도 20일 저녁 걸프전 시작 이후 처음으로 TV회견을 갖고 『이라크의 공격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시민들은 화학무기 공격 우려가 줄어든 데다가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 등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듯 비교적 여유있게 거리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텔아비브시 알렌비가 등 중심가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았으나 적지 않은 시민들이 보였으며 일부는 방독면도 지니지 않고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 언론들은 20일 『이글버거 미 국무차관이 이스라엘을 긴급방문한 것은 이스라엘의 보복공격 자제를 거듭 요구하기 위한 데 주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보도는 이글버거 차관이 20일 샤미르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에도 22일까지 머물 계획으로 알려진 것은 보복공격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샤미르 총리 정부는 보복공격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으나 정부내 일부 각료와 군으로부터도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철저한 응징」정책으로 쌓아온 군의 신뢰가 손상되고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TV 등 언론들은 보복공격 여부를 놓고 찬반대립이 치열하다고 보도하면서 찬반토론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포스트지는 「보복딜레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등은 이스라엘의 자제를 칭찬하고 있으나 이같은 「아부」가 이스라엘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언론들은 대체로 『자제가 불가피하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의견을 보였는데 한 정부 고위관리도 『이스라엘을 끌어들이려는 이라크의 술책에 말려들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자제는 현실적으로도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이라크 상공을 미국 등 다국적군 공군이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조없이는 단독작전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집중작전에도 완전분쇄되지 않은 이라크의 이동용 미사일발사대를 이스라엘 단독으로 추적,분쇄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언론들은 『바그다드 등 다른 목표에 대한 보복공격은 후세인의 행동에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히브리어신문 예디오프 아흐로노프지는 『서둘 필요는 없다. 걸프전은 아직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며 후세인에게 빚을 갚을 기회는 올 것이다』고 논평,주목을 끌었다.
한편 이스라엘군과 언론들은 미국의 패트리어트미사일과 운용요원이 배치된 것과 관련,독자방어능력에 대한 신뢰손상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솔론 참모총장은 『군의 독자적 능력은 완벽하다』며 『미국은 전략적 목적에 치중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군 대변인 사이 준장도 『미국의 패트리어트미사일 제공은 이미 지난해 8월 결정돼 이스라엘군 요원이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며 『2주일내로 이스라엘군이 단독 운영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측은 이와 함께 미 항모 포레스탈호가 20일 지중해에 급파된 것과 관련,『이스라엘은 항모지원요청을 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전쟁수행작전의 일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들은 이같은 미국의 지원에 따를 대가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루살렘 포스트지 사설은 『이스라엘은 사태종식 후 뒤따를 미국의 「피의 대가」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언론들은 재무부 관리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걸프전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을 미국에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
한 정부관리는 『이스라엘은 이미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며 『직접비용 외에 관광수입 감소,보험료부담 증가,해외수출 감소 등 손실규모를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텔아비브 등 일부 도시에서는 시민들의 생필품 사재지 현상도 있었으나 주요 생필품공장이 계속 가동,물자부족사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기사는 이스라엘당국의 검열을 거친 것입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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