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 이란 대피… 공습피해는 50대 미만”/소제 「프로그」도 보유… 미사일 공격력 상당/지상군 전투력 “중동 최대”개전초 잔뜩 몸을 사리고 있던 이라크가 사우디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차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라크의 공격잠재력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군사전문가들은 연일 계속되는 다국적군의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군사력은 상당부분 온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총 6백65대의 이라크 공군기 중 15대 정도만 격추됐다고 밝혔으며 영국의 군사소식통들도 다국적군 공격으로 파괴된 이라크 공군기는 50대 미만이라고 실토했다.
또 프랑스는 이라크의 전투기 및 활주로가 상당부분 파괴됐으나 빠른 시일내에 복구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소련 군사령부의 대변인도 이라크의 방공능력은 5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초기 공습이 성공적이어서 목표물의 80% 정도를 파괴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었다.
이라크는 이번 초기의 상황으로만 판단해본다면 상당히 전쟁준비를 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의 공군기들은 다국적군의 공습에 대비,이웃 이란으로 일시 대피해 있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는 소련제 신예기인 미그 29,미그 23,미그 25,프랑스제인 미라주 F1 등 전투기를 중심으로 2백50대 정도를 이란에 이동시킨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개전 전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던 공군기는 약 6백65대 정도. 이 중 지상목표와 함대 등을 주로 공격하는 다목적 전투공격기는 소련제인 미그 23 90대,SU25 60대,SU24 16대,SU20 70대,SU7이 30대이며 프랑스제인 미라주 EQ5가 64대,중국제 J6이 30대 등 모두 3백60대이다.
또 공중전에 사용되는 전투기는 2백75대 규모로 프랑스제 미라주 F1이 30대,소련제 미그 29.25.21이 각각 30대,25대,1백50대 등이며 중국제 J7이 40대 등이다.
지상에 폭탄을 투하하는 전폭기는 소련제 TU22와 16이 각각 8대와 4대,H6이 4대 등 총 16대이며 지휘 통제기는 소련제인 IL76이 2대,미그 21과 25가 각각 5대와 7대 등 총 14대다. 그러나 적 레이더와 통신 등을 교란,파괴시키는 대전자공격기는 한 대도 없다.
이번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어떤 종류의 이라크 공군기가 파괴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주력기들이 상당부분 남아있어 지상전이 본격화될 경우 일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최소 25대에서 최대 36대까지의 스커드미사일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이동식이어서 파괴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국적군은 현재 「스커드사냥」에 총력을 기울여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사우디에 대한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에서 나타나듯 이라크에는 아직도 많은 이동식 발사대가 온전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라크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추적,파괴시키겠다고 장담하고 있으나 이라크의 이동식 발사대는 일단 발사 후 시속 70㎞ 속도로 지하벙커 등지에 숨고 있어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라크는 또 사우디에 소련제 프로그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이라크는 아직도 상당한 미사일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또 이라크가 자랑하고 있는 지상군도 현재까지는 그다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어느 쪽의 발표를 보아도 지상군의 피해는 1백명 선을 넘지 않고 있다. 현재 이라크의 지상군 병력은 정규군 54만,예비군 85만,민병대 45만명 등 1백80만명 선을 넘고 있다. 이 중에서 핵심은 정확한 숫자는 확실치 않지만 10만∼15만명 선인 공화국 수비대이다.
이 부대는 1천여 대의 소련제 T72탱크를 보유하고 있는데,특히 「살라딘 기갑사단」은 중동 최대의 전투부대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게릴라훈련과 공수훈련 등 혹독한 훈련을 바탕으로 뛰어난 기동력과 화력을 갖춰 다국적군과의 일전을 대비하고 있다. 다국적군은 지난 20일부터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고 있으나 그 전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군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생화학무기. 일·하시미 프랑스 주재 이라크 대사와 일·안바리 유엔주재 대사 등은 그 동안 화학무기의 사용가능성을 꾸준히 시사해 왔으며 사우디 주둔 영국군 기지에서는 19일 「생화학·핵무기 경고」가 발령되기도 했었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이라크의 방어망 구축이다. 이라크는 이번 전쟁에 대비,이미 바그다드 곳곳에 난공불락의 지하요새 등을 구축해 놓았으며 이 지하벙커 등은 서로 수㎞의 지하터널로 연결돼 있다고 이 공사에 참여했던 영국인들이 밝혔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도 부쿠레슈티 시내에 이 같은 지하시설과 연결터널을 파놓았었다.
또 바그다드에는 40개의 핵방공호가 마련되어 있는데,이곳에는 지휘본부,지하병원,오염해독실,무기고,취사실,식량창고 등을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 4만8천여 명의 정예부대들을 장기간 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상전이 본격화될 경우 전투는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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