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해·정확한 용어 미흡 “흠”KBS와 MBC 양TV가 페르시아만전쟁 소식을 연일 CNN·ABC 등 외국방송사들의 현장화면으로 전하면서 그 내용을 곧바로 우리 말로 바꿔주는 동시 통역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전쟁발발 직후부터 이들은 미국과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외국방송을 통해 날아들어오는 현장의 전쟁상황보도를 시청자들에게 직접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CNN의 화면을 24시간 수신,방송하고 있는 MBC는 방송사 안에 아예 따로 「CNN 뉴스룸」을 마련했다. 그곳에서 동시통역원들은 방송이 나가지 않는 시간에도 CNN뉴스를 번역,뉴스에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KBS 역시 같은 방법으로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상 처음 TV로 생중계되는 전쟁을 우리 말로 알려주는 동시통역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녹화나 편집없이 곧바로 보도내용을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통역이 서툴러 무슨 말인지 답답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화면송신이 불가능해 오직 그들의 말에만 의존하는 바그다드 CNN 특파원들의 보도내용은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역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양TV에서 동시통역을 맡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대 동시통역대학원 출신들로 구성된 통역·번역센터 요원들이지만 그 밖에 MBC TV 영어회화 강사인 민병철씨,KBS기자인 이광출 전여옥씨 등도 참가,가능한 인원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
파리 소르본 통역전문학교 출신인 이창희씨처럼 개전 첫날 동시통역으로 방송이 나가자 직접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어 『지금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하는 자원자나 MBC가 자체적으로 고른 통역요원이 테스트를 거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뉴스 동시통역이 처음인데다 세미나나 국제회의처럼 주어진 주제를 미리 알고 있지 못해 통역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한다. 18·19일 MBC TV 동시통역을 맡은 김애미씨는 『여러 지역에서 순간순간 내용이 바뀌는 뉴스통역을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인터뷰나 리포터들의 질의응답 때는 아무리 순발력이 있어도 상대방의 얘기가 끝나기 전에 반문이나 반박이 나와 통역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보다 정확한 통역을 위해 질의응답시에는 2명의 통역요원이 나누어서 통역을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MBC는 18일부터 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또 가능하면 전부를 통역하다 중요한 내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요약형식의 통역을 하도록 했다. 그러자면 통역요원이 지금의 하루 3∼4명보다 2배 정도는 있어야만 가능하다.
외대 통역·번역센터에도 1백90명의 회원 중 50명 정도만이 활동중이며 그 중 영어방송 뉴스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사람은 이번 페르시아만전쟁 보도 통역을 맡았거나 지금 맡고 있는 10여 명 정도라고 통역·번역센터 상임위원 최정화 교수는 밝혔다. 따라서 TV가 세계뉴스를 직접수신해 보도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에 대비,뉴스감각과 국제정세의 안목을 갖춘 자체 동시통역요원을 확보해 두는 방안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번 페르시아만 보도를 보는 방송관계자들의 지적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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