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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없는 전쟁」/세계 “테러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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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없는 전쟁」/세계 “테러비상”

입력
199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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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주재 미 기관 폭탄공격 확산/테러집단 다국적군 국가도 위협/부시 긴급대책회의·영 공항 등에 탱크 배치이라크가 18일 새벽 이스라엘에 미사일공격을 가함으로써 세계전역이 「전선없는 전쟁」인 테러에 휩싸일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랍 과격게릴라단체들의 테러공격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전쟁발발 13시간 후인 지난 17일 하오 8시30분(한국시간) 인도뉴델리의 미 항공사 사무실에 폭탄공격이 처음으로 가해진 후 시작된 테러전은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에콰도르 파키스탄 독일 이탈리아 주재 미 공보관과 영사관에 테러공격이 가해졌고 칠레 북부해안도시 라세레나시의 미국계 모르몬교회가 폭탄공격을 받아 대파됐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덴마크 헝가리 이집트 등 다국적군에 군대나 의료진을 파견한 국가의 관공서 항공사 등에도 테러위협이 가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은 히드로공항에 탱크까지 배치하는 등 군시설 및 해외공관과 국제공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조지·부시 미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 책임자가 전원 참석한 가운데 테러방지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특히 4백만의 아랍인과 70만의 유태인이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의 수사기관들은 자국내 아랍인들의 동태파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러문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공격과 병행해 친이라크 과격게릴라단체로 하여금 미국 및 다국적군 파견국가의 후방에 테러에 의한 제2전선을 구축토록 한다는 것이 사담·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주요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후세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2일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한 직후부터 치밀한 구상 아래 아랍권 내부에서의 반미·반서방 무드확산에 주력해왔다. 그의 이같은 전략은 상당한 성과를 거둬 요르단 리비아 예멘 수단 등 친이라크 아랍국가 출신으로 구성된 수만명의 「이라크지원부대」가 중동의 미국 및 다국적군 군사시설에 대한 배후테러를 감행할 목적으로 결성됐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산하 군사조직인 팔레스타인 민족해방군도 이미 미국 및 다국적군에 대한 테러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특히 테러에 반대입장을 표명해온 아라파트 PLO 의장의 고위핵심측근 2명을 암살한 것으로 의심되는 친이라크 PLO 분파인 아부니달파는 본격적인 테러전쟁 발발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의 분쟁 및 테러연구소 소장인 폴·윌킨슨 교수는 이들 테러단에 의한 공격은 고성능폭탄,기관단총,수류탄을 사용한 살인·납치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이라크가 이들 테러단체들에 생화학무기와 같은 가공할 살상력을 지닌 무기를 제공할 최악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윌킨슨 교수의 지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후세인은 이스라엘 공격과 테러공격을 통해 군사적인 것보다는 정치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분석은 후세인이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한 테러단에 생화학무기 등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도 예측 못 할 결과를 자초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에 근거하고 있다.

또 테러가 미국 및 다국적군 파견국가의 이라크에 대한 국민여론을 악화시켜 이라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역효과를 고려할 때 무차별 테러가 자행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이스라엘 공격 등이 예측불허의 행동이었음을 상기할 때 세계가 전선의 전투보다 더 참혹한 테러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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