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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화에의 함정/미·이스라엘은 신중 대응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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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화에의 함정/미·이스라엘은 신중 대응해야(사설)

입력
199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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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의 압도적인 화력과 기술적 우위로 시작된 페만전쟁에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자칫 걷잡지 못할 전쟁확대의 함정이 그것이다. 전쟁이 터지기 전 최악의 시나리오로 논의됐던 대목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이 화학전의 「금지된 장난」을 감행할 것이라는 가정이고,둘째는 반이라크로 돈 아랍권의 동맹을 깨기 위해 이스라엘을 전쟁에 끌어들일 것이라는 예측이다.다국적군에게 결코 달갑지 않은 이 두가지 중에서 이라크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서방측의 군사전문가들이 예측한 대로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향해 쏜 미사일은 미국이나 서방측의 기준으로 볼 때 정밀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전략적 영향을 줄 만한 위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 치더라도 이스라엘이 공언해온 대로 이라크에 반격을 가하고,그럼으로써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면 페만전쟁은 다국적군과 아랍권 사이의 「성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요구를 지지하면서도,전쟁에서는 중립을 지키고 있는 이란도 상황이 이런 쪽으로 발전한다면 「성전」을 선언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변화는 자칫 아랍권 전체에 확대되고,다국적군의 입지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다국적군은 공습 첫날에 이라크 서부지역의 미사일 기지를 파괴했는데도,이라크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에 떨어졌다. 다국적군의 막강한 화력과 기술로 볼 때 후세인의 「성전화 전략」이 손쉽게 성공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을 아직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다국적군을 주도하는 미국과,또한 이스라엘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전쟁의 확대는 바로 재앙의 확대요,미국이 기대하고 있는 「속전속결」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종구 국방부 장관도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미국이 우리측의 군비부담을 늘리고,주한미군을 중동으로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이 확대되고,장기화할 위험성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막아야 할 것이다. 애초에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의 애스핀 위원장은 미국의 작전목표가 「쿠웨이트 해방」에 국한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도 행여 화학무기와 어설픈 미사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를 버려야 할 것이다. 무모한 전쟁모험이 무고한 국민을 죽음의 구렁으로 몰아넣고 국토를 초토화의 길로 이끈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할 것이다. 이라크측이 본격적인 화학전의 불장난을 시도한다면,세계의 분노는 더욱 강화될 뿐이다.

후세인 대통령이 어리석은 전쟁놀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남은 것은 이라크의 젊은이들에게 더 큰 유혈을 강요하는 처참한 진지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엄청난 전쟁이 젊은이의 피를 한방울이라도 덜 흘리는 방향에서 끝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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