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적고 「팔」문제 고려 “일단 유보”/반격 땐 다국적군 와해 소지/시리아 등 이탈,「서방 대 아랍전」 가능성/부시 “대신 강력 대응하겠다” 자제 요청다국적군의 파상적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이라크는 18일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가해 이번 전쟁에 이스라엘을 끌어들이겠다던 시나리오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라크의 이스라엘공격 목적은 한마디로 아랍민족 공동의 적인 이스라엘을 담보로 다국적군의 동맹을 분열시키고 이번 전쟁을 이스라엘과 아랍의 대결구도로 반전시키려는 것이다.
이라크의 의도대로 이스라엘이 보복공격을 한다면 살얼음 위를 걷듯이 위태롭게 단결을 유지해온 다국적군의 공동전선은 일시에 붕괴될 것이 불보듯이 훤하다.
더 나아가 중립을 지켜온 다른 아랍국들이 적극적으로 이라크에 가세,새로운 반이스라엘 공동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 다국적군에는 사우디를 비롯한 아라비아반도의 왕정 6개국(GCC)·시리아·이집트·모로코 등 아랍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아랍연합군이 다국적군내에서 차지하는 군사적 비중은 매우 적지만 아랍연합군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은 아랍연합군이 없다면 이번 전쟁은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아랍과 서방의 대결양상이 되며 서방연합군의 단결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사우디나 쿠웨이트 고위관리들도 이스라엘이 이라크를 반격할 경우 다국적군은 와해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개입 여부는 페만전쟁의 향방을 결정짓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셈이다.
그렇지만 현 단계에서 이라크의 새로운 공격이 없다면 이스라엘은 반격을 유보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 이유는 먼저 이번 공격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되지 않았고 인명피해도 극히 적어 이스라엘로서는 한번쯤 「관용」을 베풀 만한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페만사태로 국제적 관심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집중되고 아랍점령지정책에 대한 비난이 높아져 외교적으로 수세에 몰려왔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보복을 자제한다면 날로 점증하는 비판적 국제여론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부시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대신해 강력한 보복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가 또다시 화학무기 등을 사용한 대량공격을 가한다면 이스라엘이 계속 침묵을 지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럴 경우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당한 것 이상으로 철저한 보복을 가하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라크가 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로 공격한다면 이스라엘도 화학무기나 심지어 핵무기까지 동원,보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군사력은 이라크를 능가할 만큼 막강하며 핵무기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의 개입은 자칫 이번 페만전쟁을 2차대전에 버금가는 세계대전으로 확전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배정근 기자>배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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