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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N 사상 첫 「개전」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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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N 사상 첫 「개전」 생중계

입력
199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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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보 대특종 AP등 세계언론 인용 보도/아네트 기자등 3명 맹활약… 부시도 경악페르시아만전쟁에 대한 세계 각국 보도진의 취재경쟁이 전쟁만큼이나 뜨겁다.

세계 4대 통신인 AP UPI AFP 로이터통신은 물론 미국 ABC·NBC 영국 BBC 일본 NHK 등 방송사들이 페만보도에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일보 동아일보 MBC KBS 등 각 신문·방송사들이 바그다드와 그 주변지역에서 전쟁속보 취재에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페만 보도경쟁에서 전쟁발발 제1보를 보도함으로써 세계적 대특종에 성공한 것은 미국의 뉴스전문 유선방송인 CNN(Cable News Network). 『미국의 CNN방송이 바그다드 상공에 대공포가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17일 상오 8시40분(한국시간) 페만전쟁의 발발소식을 제일 먼저 전세계에 알린 영국의 로이터통신 내용이다. AP UPI AFP 등 다른 통신사의 뒤이은 내용도 역시 「CNN뉴스」의 인용이었다. KBS MBC 양 TV도 마찬가지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계의 언론이 CNN뉴스에 의존,CNN의 위력이 89년 중국 「천안문사태」에 이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전쟁발발 직전인 16일 CNN과 뉴스공급계약을 맺은 MBC T V는 바그다드 현지에 2명의 기자와 2명의 카메라맨이 남아 있으나 그들로부터는 한마디도 전해 들을 수 없어 CNN에 의존하고 있으며 KBS는 AFKN이 보내는 CNN뉴스를 받아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바그다드 현지에 남아 있는 피터·아네트,버나드·쇼,존·홀리만이 비록 화면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그곳 상황을 수시로 알려 전세계의 귀가 그들의 목소리에 쏠리고 있다. 그들은 『현장의 화면을 담아 보내고 싶지만 불가능해 아쉽다』고 전하면서 폭음과 총성을 직접 들려주는 등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CNN 취재팀 가운데 피터·아네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종군기자. 그는 1966년 당시 AP통신사에서 일하면서 월남전쟁에 뛰어들어 치열한 포화 아래서 벌어지는 생생한 전쟁기사와 미 해외정보국이 영화촬영을 위해 벌인 가짜 전쟁광경에 관한 기사를 써 국제보도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는데 이번 페만전쟁 보도로 또다시 종군기자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CNN이 이번 페만전쟁의 보도를 가장 신속하고 현장감 있게 보도할 수 있는 것은 탁월한 장비 덕분이기도 하다. 통신시설 사용이 불가능한 바그다드의 현 상황에서 CNN 보도팀은 이동차량에 장치된 위성송신장비를 갖추고 현장에서 곧바로 위성으로 뉴스를 쏘아 보내며 CNN본사는 이를 받아 다시 5개 방송위성을 통해 즉각 전세계에 전한다.

여기에 광범위한 취재망이 공중파방송인 ABC나 NBC보다 깊이 있고 내용있는 보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페만전쟁 취재를 위해 CNN은 바그다드,암만,미 백악관과 국방부 그리고 소련 크렘린궁 등에 1백여 명의 보도요원을 파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CNN이 이처럼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의 대상이 된 이유는 공정보도 정신 때문. CNN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동시에 양측에 달려간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런 자세가 뜨거운 취재경쟁 속에서 CNN에 절대 유리한 고지를 안겨주곤 한다.

지난 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침공 때 소련 외무부가 맨 먼저 CNN 모스크바 지사를 찾았고 대변인은 CNN 카메라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라크 정부도 이번 페만전쟁 직전부터 대부분의 미국 매체들에 취재를 봉쇄하는 반면 CNN에만은 주요 발표를 사전에 통보해 주는 호의를 보였다.

세계 유선방송 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는 CNN은 1980년 테드·터너 사장이 수백명의 젊고 경험없는 스태프들과 함께 시작했다. 1985년 최초로 1천3백만달러 흑자를 기록하기까지 CNN은 7천7백만달러라는 엄청난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터너 사장의 「공명정대한 보도정신」과 1천6백명의 직원,9개의 국내 지국과 16개 해외지부를 두고 위성통신을 이용해 전해 주는 세계 곳곳의 뉴스는 전세계인들의 인정을 받아 설립당시 미국내 시청가구가 1백70만이었던 것이 지금은 5천4백만 가구로 늘었고 세계 89개 국가의 6백만 가구가 가입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세계 90여 TV방송국이 연일 CNN의 뉴스를 직접 또는 녹화로 수신해 방송,명실공히 뉴스의 대명사가 됐다.

이번 페만전쟁 보도가 테드·터너 사장의 『세계를 CNN의 끈으로 묶겠다』는 계획을 실현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세계 역사상 최초로 생중계 된 전쟁이라는 기록을 낳은 CNN의 이 같은 보도는 CNN이 창설한 이래 10년 만에 가장 큰 뉴스로 페르시아만전쟁을 간주,총력을 기울인 결과로 조지·부시 미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불과 30분 전에 일어난 전쟁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CNN TV를 시청하면서 경악했다고 보좌관들이 전하고 있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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