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급 바그다드 공습』『바그다드 상공에 불길』 한국일보 외신부의 대형시계가 17일 상오 8시40분을 가리키는 순간 로이터,AP,UPI,AFP 등 세계의 4대 통신들이 앞을 다투어가며 바그다드발로 페만전쟁의 개전을 타전했다. 곧 이어 본사 워싱턴 특파원이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미국의 CNN TV가 바그다드공습을 보도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탈냉전 이후 돌출된 페만사태는 5개월의 평화협상 노력 끝에 이러한 기묘한 전쟁으로 시작됐다.
이같은 첫 타전 후 20분이 지나서야 백악관은 다국적군이 이라크공격이 시작됐고 작전명을 「사막의 폭풍」(Desert Storm)이라고 발표했다.
16일 하오 2시,정적 속에 철군시한이 끝난 이후 통신을 지켜본 기자는 철군시한 이후 미국의 공격준비를 읽을 수 있었다. B52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시켰고 이라크통신망을 교란한다는 얘기가 입전됐다.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이 급박하다며 바그다드에서 취재중인 기자들의 철수를 요구했고 『부시 대통령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17일 밤 독자적인 평화안을 내놓고 미국의 다리를 거는 듯 해오던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대화는 끝났다. 무기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을 때 공격이 임박했음을 실감했다.
그러나 이렇게 공격이 빨리 감행될줄은 몰랐다. 미국은 그 동안 언론이 수차례 보도했던 시나리오대로 「초승달이 뜨는 밀물 때」를 놓치지 않고 야간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미국인들의 기질을 잘 말해주는 영화 「하이눈」의 장면을 연상해 보았다. 예정된 결투를 향해 상황이 치밀하게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처럼 미국은 완벽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첫날 공습 2천5백회 출격에 다국적군의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쉬웠다』는 미군 조종사의 말이 새로웠다. 하기야 하늘에 위성까지 띄워놓고 후세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하는 미국의 스타워즈식 전쟁에 이라크의 전력이 무력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참호 속의 후세인은 『전쟁은 이제부터』라며 아랍인의 성전을 호소하고 있다. 아마 아랍의 맹주를 꿈꾸었던 후세인은 유엔의 평화적 노력을 거부하는 오판을 범한 것 같다.
역사는 이 전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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