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교역 50여개로… 21개 투자분야 조정/북태평양 입어권·첨단기술협력안도 논의16일 내한한 마슬류코프 부총리 등 소련 정부대표단은 지금까지 사실상 선언적 의사교환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소 경제협력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진전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17,18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릴 정부대표단회의에서 양국은 ▲총 30억달러로 알려진 경협자금 규모와 지원방법 확정 ▲41개 생필품과 21개 투자프로젝트사업 추진방안 ▲고속증식로 등 71개 첨단과학기술 이전 ▲시베리아 동·연광 등 합작자원 개발 ▲북태평양 입어권 확보와 관련된 어업협정 체결 등 5개 분야별로 개별협상을 벌이면서 세부 협상을 총괄 조정하는 형식으로 우리측의 김종인 수석대표와 소측 마슬류코프 부총리간의 대표회담도 벌일 계획이다.
소련대표단은 정부간 공식회의 이외에도 이승윤 부총리를 비롯,외무 재무 상공장관과 전경련 등 경제 4단체장을 예방하고 포철 등 산업시찰도 할 예정.
이번 정부간 회담과 소련대표단의 체한 활동과 관련,우리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한마디로 양국간 경협관계는 백지상태나 다름없다』고 전제,『지난 8월 우리 정부대표단이 모스크바 1차회담 때 정식수교 이전 단계에서 선언적으로 밝힌 경협교류방침을 놓고 이번에는 구체적인 규모·시기·방법 등을 확정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국제수지적자 전환과 관련,일반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협차관 규모는 대체로 총 30억달러 내외의 전체액수를 놓고 양국간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련측은 3년에 걸친 지원 가운데 1차연도분인 10억달러는 서둘러 공여해주도록 요청,우리측은 3억∼5억달러의 소비재 연불금융지원 등 7억달러 안팎을 올 상반기중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1개 생필품 교역과 21개 투자프로젝트에 관해서는 당국과 업체의 타당성 검토결과 소련측이 요구한 품목 가운데 일부가 제외되는 대신 우리측이 추가로 20여 개 품목을 덧붙여 모두 50여 개 안팎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이며 합작투자프로젝트도 상당수 수정 보완될 전망이다.
어업협정 체결과 관련,미국의 북태평양 어업규제 확대에 따라 새로운 어장확보가 필요한 우리측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데 반해 소련측은 전체경협 교류의 득실균형차원에서 소극적이나마 우리측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혜적인 협력방안 마련에 주력/남북한 시베리아 공동진출 가능”
○소 부총리 일문일답
다음은 유리·마슬류코프 경제담당 부총리의 일문일답 내용.
이번에 어떤 내용을 주로 논의하게 되나.
▲이번에 방문기간중엔 지난해 모스크바에서의 제1차 양국 정부대표단회의 때 김 수석과 합의한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양국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우리측에선 소련의 경제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한국 경제발전의 경험을 청취할 것이다.
양국간 경협자금 규모가 상당한 관심사인데.
▲모스크바회담 때도 논의가 있었다. 형태는 상품차관이거나 합작투자 등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구체적 액수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
그래도 원하는 규모가 있을 게 아닌가.
▲미리 알릴 수도 있지만 김 수석과 회담 후에 발표하겠다.
이번 서울회담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한소 양국은 샌프란시스코 제1차 정상회담,양국간 수교,12월의 노태우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 등 3가지 굵직한 초석을 만들었다.
서울회담은 이러한 토대 위에서 건설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회담결과 역시 호혜적 해결책이 마련될 것이며 주요 협정들이 결실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소 경제협력의 진전으로 남북한이 시베리아에 공동진출할 수 있다고 보는가.
▲충분히 함께 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방문 소감은.
▲이번이 첫 방문이지만 그 동안 이미 한국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놓았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다.<유석기·홍선근 기자>유석기·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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