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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시한」 종료… 객장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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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시한」 종료… 객장표정

입력
1991.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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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귀기울이며 사태진전에 극도 신경/“주식 살 신용융자 해달라” 「공격형」 투자자도/증안기금 “예측불허상황 개입하자니…” 고심○일부선 해설방송도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이 우리 시간으로 16일 하오 2시 종료됨에 따라 국내 증권사 객장도 페르시아만의 전운에 휩싸인 듯 긴장감이 흐르는 팽팽한 분위기.

페만에서의 개전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신경을 곤두세우는 반면 일부는 철군시한이 지나 개전이 기정사실화됐다고 판단,오히려 느긋한 반응을 보여 대조적.

이날 투자자 대부분은 주식시세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증권 단말기의 정보란이나 라디오 뉴스를 통해 나오는 중동사태 관련소식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

일부 증권사 객장에서는 수시로 주파수를 바꿔가며 라디오 뉴스를 방송하거나 나름대로 해설방송을 해 중동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실감케 했다.

○증권사 직원과 언쟁

○…이날 증권사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은 평소보다 많지는 않았으나 중동사태 진전내용을 묻는 전화는 끊이지 않았는데 개전여부에 대해서는 투자자들마다 상반된 반응.

개전을 필연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하한가에라도 팔고 보자」는 투매양상을 보였는데,주가가 폭락하고 금값이 폭등하자 이들 사이에서는 「주식팔아 금이나 사자」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반면 전쟁이 발발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는 투자자들은 『지금같은 저가수준에 주식을 사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패턴을 구사.

이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이같은 확신에 따라 증권사측에 최대한의 신용공여를 요청했으나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무리한 신용거래는 위험하다』며 이를 거절,이들 투자자들과 증권사 직원들간에서 중동사태 전망에 관한 즉석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침 못 정해 엉거주춤

○…증권사 사장들은 증권업협회를 중심으로 전쟁발발에 대비,증시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뚜렷한 묘안이 없어 당분간 중동사태 추이를 더 관망키로 결정.

최근의 급락장세에도 불구,철군시한일까지는 개입을 자제해왔던 증안기금은 막상 철군시한이 종료되자 향후 전략을 놓고 크게 고심하는 모습.

지금까지 개입을 자제해온 것은 중동사태의 유동성 때문이었는데 아직도 개전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섣불리 개입하기에는 어려운 입장.

시장개입 이후 전쟁이 발발하면 장세진정노력이 허사가 되고 관망을 유지하면 주가가 다시 지난해의 연중 최저수준을 밑돌 가능성도 있어 증안기금은 진퇴양난의 형국.

○7백20까지 급등 예측

○…한편 이날 열린 쌍용투자증권 주최 「쌍용기관투자가회의」에서는 개전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최저수준인 5백66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인플레 및 고금리에 따른 성장둔화,국제수지적자폭 확대 등 그 동안 잠재했던 경제불안심리가 표면화돼 증시 안팎의 각종 호재가 무색해지면서 주가가 이같이 급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전쟁이 장기화되면 중동사태가 증시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쳐 상당기간 동안 주가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전쟁이 단기간에 종결되면 반발매수세가 되살아나며 주가가 반등,1차매물이 집중포진한 종합주가지수 7백20 선을 단기간에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장·단기전을 불문하고 전쟁이 발발하면 유가인상 여파가 경제 전체에 급속히 확산,인플레심리가 만연됨으로써 도매물가는 16%,소비자물가는 15%가 각각 상승해 정부의 한자리 수 물가방침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유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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