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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다 함께 허리띠를(사설)

입력
1991.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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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라크의 중동전은 양국 의회의 전쟁동의와 성전결의,그리고 유엔사무총장의 협상중재 실패로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초읽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긴박한 정세는 벌써 국내에도 어두운 여파를 가차없이 미치기 시작했다. 증시가 투매·붕락조짐을 보이고,유류 등 생필품의 사재기가 시작됐으며,금값과 원화가 절상되는 등 경제적 진통이 벌써 일고 있다.이 때문에 당국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비상사태의 심각함을 피부로 절감,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당장 정부는 국가비상사태의 차원에서 대응체제로 돌입,각 분야별로 전쟁발발시의 국내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고,기업과 국민 개개인들도 팽팽한 긴장 속에 빠져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때를 맞아 특히 강조되어야 할 것은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모든 가능성을 망라한 철저한 대비태세의 구축과 실천이 아닐까 생각된다.

먼저 국민들은 건설·수출과 함께 원유수입의 72%를 의존하고 있는 중동지방에서의 전쟁이야말로 우리에게 사활적 이해가 걸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쟁으로 기름값이 폭등하면 제3차 오일쇼크를 맞을 게 불을 보듯 내다보여 엄청난 경기후퇴와 내핍도 각오해야 한다. 또 의료진파병을 결정한 터여서 우리는 전쟁행위 자체와도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직접 관련될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잊어서도 안 된다. 이 같은 철저한 현실인식이 있고서야 과소비나 매점매석 등 혼란과 이기심의 발동을 막고,국가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빈틈없는 태세마련도 가능해지는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태세마련과 실천과정에서는 비상사태를 총력태세 속에서 흔들림없이 이끌 훌륭한 지도력과 기민한 대응체제가 먼저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상황실만 만들었다 해서 일이 끝나는 게 아니라 효과적 운용과 철저한 점검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지도층의 솔선수범과 봉사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진다.

지금 생각되는 당장 시급한 과제로는 원유가앙등과 확보난을 감안한 경제비상대책의 수립·시행과 교민들의 안전 철수가 될 것이다. 범국가적 에너지절약대책에서는 국가기간산업 및 수출산업에의 에너지공급계획도 아울러 세워 둬야 한다.

또한 전쟁이 가열화되면서 예상될 수 있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도 대비해야 하고 혼란기를 틈탄 경제범죄단속이나 민생치안유지에도 아울러 고삐를 늦출 수가 없다.

오늘의 전쟁은 총력전이다. 국가적·국민적 총력결집태세가 전쟁의 수행에서는 물론이고 그 파급영향을 줄이는데도 필수불가결해진 세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동에서의 전운은 우리 모두에게 고된 시련임과 동시에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국론을 결집해 총력태세를 펴보일 모처럼의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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